‘덩치 좋은 세 놈들이 들어오고 분위기 쎄할 때 알아봤어야 됐는데 그놈의 계약금 때문에 계약하지 말았어야 했다. 설마 잘못되겠어? 집주인 인상도 굉장히 좋고 젊은 사람이었잖아. 근데 집 보여줬던 집주인과 왜 계약한 놈들이 다르냐고. 정말 쎄한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 철민은 그날의 불편한 느낌은 있었지만, 수진이가 불안해할까 봐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는 계약한 날 거의 잠을 못 잤다. 계약서를 가져가야 보증 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는 곧 은행을 갔다. 은행에서는 어떤 서류가 있지 않고서는 보험을 들 수 없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당연히 보증 보험이 가능하다고 해서 계약을 했는데 이런 날벼락이 있을 수가 없었다. 철민의 손이 너무 떨리는 걸 느꼈다. 그는 집주인에게 전화를 했다. 집주인은 자신에게 찾아오면 필요한 서류를 주겠다고 했다. 그건 감정 평가서였다. 뭐가 그렇게도 고마운지 계속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그는 빠르게 은행으로 뛰어갔다. 은행에서 우여곡절 끝에 겨우 보증 보험을 가입할 수 있었다. 자기는 늘 마트에서 캔 커피나 사 먹는 사람이었으면서 그는 커피숍에 가서 제일 비싼 음료 두 잔을 사서 은행원에게 다 가져다주고 왔다. 자신의 불안을 잠재워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보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덩치가 큰 세 사람에 대한 불신 때문인지 그는 자주 등기부 등본을 떼보았다. 정확히 그 집은 한 달 만에 집주인이 집을 팔아버렸다. 너무 놀라서 집 주인에게 전화를 했다. 집주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는 당황스러워서 법원을 찾아가고 여러 가지 법 관련 기관들을 찾아갔다. 그리고 경찰에도 연락을 해두었다. 두 달 만에 집주인은 5번이나 바뀌어 있었다. 심지어 집주인은 20대였다. 뉴스에서 연신 전세 사기에 대한 사건 사고가 크게 보도되고 있었다. 철민의 불안은 증폭되었고 참을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다. 철민은 수진이 몰래 젊은 집주인을 찾아봤으나 그 집주인은 바지 사장이었기 때문에 행방이 묘연했고 20대가 몇억에 해당되는 집을 구매할 순 없는 게 분명했다. 브로커가 집을 산후 여러 차례 어떤 잘못된 방식으로 집을 되판 게 분명했다. 다행히 보증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지만, 전국적인 피해 규모가 엄청났기 때문에 자금이 고갈되면 받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