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어느 여름날.
수개월을 텍스트로만 대화하다 처음 너를 마주한 날이었어.
그날은 이상하게도, 내 마음과는 반대로 비가 유난히 많이 내렸어.
수많은 사람이 내 앞을 스쳐 지나갔지만, 인파의 흐름은 그저 계곡물처럼 내 곁을 흘러갔고, 나는 그 거대한 풍경의 한복판에서 오직 너라는 계절이 오기만을 기다렸어. 그 속에서 유일하게 이질적인 존재는 바로 나였지.
너라는 존재를 처음 만나는, 어쩌면 **‘로키’를 처음 만난 ‘그레이스’**처럼 너에게 보여질 내 첫 번째 모습을 몇 번이나 고치고 수정하며 널 기다렸어. 작물이 꽃을 피우기 전 긴 시간을 견디듯, 그 기다림은 단순한 시계의 흐름이 아니라 심장을 콕콕 찌르는 바늘 같은 시간이었어.
수없이 사진 속 너의 웃는 얼굴을 보며 이미 내 눈에 너를 담아두었지만, 막상 너를 마주한 순간,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저 땅만 바라보고 있었어.
그 모습이 웃겼는지 너는 한껏 웃었고, 나는 그 웃음마저도 정말 설레었어.
그게 너와 나의, 기적 같았던 첫 만남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