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싸움의 원인이 되었던
식탁 위에 덩그러니 남겨져 있던 내 텀블러.
현관 앞에 가지런히 따로 치워져 있는 내 신발.
그리고 이제는 내 것만 따로 분리되어 있는 수건까지.
어쩌면 별것 아닐 수도 있는 이런 작은 장면들이
요즘의 나에게는 너무 크게 다가온다.
그 물건들 하나하나가
마치 내가 이 집 안에서 조금씩 분리되고 있다는 느낌으로 남는다.
혼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마음이 그쪽으로 흐른다.
그래서 더 힘들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고,
이 답답한 마음을 어디엔가 내려놓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