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암,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염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무조건 제한하기보다 어떤 탄수화물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메밀,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의 보고
메밀은 대표적인 항염 식품으로 꼽힌다. 밀과 달리 글루텐이 없으며 식이섬유 함량이 높다. 특히 루틴과 퀘르세틴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항산화 성분은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만성 염증과 각종 질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메밀전, 메밀국수, 메밀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섭취할 수 있으며, 밀가루 요리에 일부 대체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귀리, 혈관 건강과 염증 관리에 도움
귀리는 대표적인 통곡물 식품이다. 귀리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은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귀리에는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 성분이 함유돼 있어 체내 활성산소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귀리죽이나 오트밀 형태로 섭취할 수 있으며, 분말 형태로 만들어 빵이나 팬케이크 재료로 활용하기도 쉽다.
보라색 감자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감자는 탄수화물이 많다는 이유로 건강식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보라색(자색) 감자를 주목한다. 보라색 감자의 색을 만드는 안토시아닌은 블루베리나 자색 고구마에도 풍부한 항산화 성분이다. 여기에 페놀 화합물과 카로티노이드까지 함유돼 있어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감자는 비타민과 식이섬유도 함께 공급하는 만큼 적절한 양을 섭취하면 균형 잡힌 식단에 도움이 된다.
수수, 숨은 항염 곡물
한국인에게 친숙한 잡곡인 수수도 항염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수에는 페놀산과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또한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장 건강을 돕고 염증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밥을 지을 때 쌀과 함께 넣거나 죽, 샐러드 등에 활용하면 손쉽게 섭취할 수 있다.
스펠트밀, 고대 곡물의 재발견
스펠트밀은 현대 밀의 조상 격인 고대 곡물이다. 일반 밀보다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망간, 구리, 비타민 B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글루텐이 포함돼 있어 셀리악병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지만, 일부 사람들은 일반 밀보다 소화가 편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스펠트밀 가루를 이용해 빵이나 팬케이크를 만들거나 곡물 형태로 밥에 섞어 먹을 수 있다.
탄수화물보다 중요한 것은 ‘정제 여부’
전문가들은 염증 관리에서 탄수화물 자체보다 정제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흰 밀가루로 만든 빵, 과자, 케이크, 쿠키, 흰 파스타 같은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염증 반응과 연관될 수 있다. 반면 메밀, 귀리, 퀴노아, 불거, 수수 같은 통곡물과 감자, 고구마 등의 자연식품은 풍부한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을 제공한다.
특히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한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 환경은 전신 염증 감소와 면역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밀, 귀리, 수수, 보라색 감자, 스펠트밀 같은 식품을 식단에 다양하게 활용하면 염증 관리와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만성 염증은 식습관뿐 아니라 수면 부족, 스트레스, 흡연,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생활습관 전반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