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국민학교 동창 카페에 쓴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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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호위하던 어린 시절
종로구 누상동에서 태어난 이래
외국에 나가 일했던 10여년을 빼곤,
40년 넘게 서울에서 살고 있으니,
서울 이곳 저곳에서 이런저런 인연과 추억을 만들었고 지나간 흔적들도 제법 남기고 살았습니다.
특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벌어 먹고사는 신문쟁이 일을 제법 오래했고,
인생도 역마살이 끼었는지 나다니기를 좋아하는 터라 서울은 물론이고 이 나라 곳곳을 다니며 눈호강, 입호강 깜냥이나 했습니다.
앞으로, 틈 나는대로 동창 친구들이 모인 이 공간에다 오래동안 이땅에 살며 겪었던 일들이나, 전국의 멋진장소와 맛있는집을 소개하는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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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궁정문 광화문을 정면으로 향하고 왼켠을 보면 나지막한 산이 하나 보입니다.
요즘은 정부합동청사, 내자빌딩등 키가 깡총 큰 건물들이 눈닿는 길을 막고 있어 한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그곳에는 인왕산이 터잡고 있습니다. 그 인왕산 남동쪽자락에 자리한 동네가 누상동 ( 樓上洞 ) 입니다.
윗녁에는 효자동도 있고, 아랫녁엔 누하동, 더 왼켠에는 무악동, 청운동도 이웃하고 있습니다.
제가 태어나 어릴 적에 살던 누상동은, 대문을 나서면 어린걸음으로 걸어도 2 ~ 3 분 안에 산자락에 닿을 정도로 산아래 동네였습니다.
지금은 그 윗동네에도 집들이 빼곡히 들어 차있어 옛모습이 전혀 남아있지 않습니다만, 그 당시는 저희집이 거의 언덕 끝자락에 있었습니다.
희미하게나마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리집 윗쪽으론 제법 눅지게 나무 울창한 산과 한자 남짓 넓이로 맑은물이 흐르던 개천이 있었으니
좋은 공기는 물론이고, 저만치 눈아래 내려다 보이는 서울 사대문안의
경치 또한 어린가슴에도 자뭇 멋졌던 기억이 아릿하게나마 남아있으니 사람 살기 좋은 동네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부모님께서 작정하고, 그곳에서 거처를 정하고 사신 것인지
가정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아 할수 없이 산동네로 터잡이 하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결과적으론 자녀
교육에는 참 좋은 장소를 골라 살터를 잡으신듯 합니다.
그 곳에서 태어나고 자라 청운국민학교 3학년 때까지 10년을 살았으니 누상동은 제 本鄕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향을 묻는 이들에게는 본향의 원래 의미가 선대 부터 살던 곳을 뜻하니 저의 경우는 선친과 조상께서 누대에 걸쳐 사시던 충남 논산을 고향이라 답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따지고 들자면 저는 서울 누상동을 ‘고향’이라 칭하는게 맞는듯 합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서울 땅값이 비싼 시절이 아닌터라, 제가 자라던 누상동 집은 집안 마당 한켠에 봄이면 화단과 채마밭을 일굴 정도로 넓었고 겨울에는 부모님이 연탄재로 울타리를 쌓아, 조그만 썰매장까지 만들어 주셔서누이와 썰매를 타고 놀았었으니 지금의 서울 살이와 비교해보면 한결 여유로웠습니다.
지금 서울시내 그만큼 넓은 땅에 집 짓고 살면 큰 부자소리 듣겠지요.
그 누상동엔 저희 큰집과 작은집도 이웃으로 한동네에서 같이살았으니 고만고만한 또래의 저와 제 사촌형제 6명은 동네 개구장이들 틈에서 제법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대여섯살때의 기억은 별로 남아있지 않치만,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의
기억은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데 기억의 편린들은 대부분, 우리 사촌형제들에 의해 자행된 동네 꼬맹이들에 대한 작은 폭력행사(?)나 떼지어 몰려다니며 꼬맹이들에게 조막만한 세력과시나 또래 녀석들과 드잡이 하던 것들과 관련한 기억들이니, 우리 강가 일가 꼬맹이들은 그 동네 꼬맹이 세계에선 제법 호가호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선, 남의 집 아이들 보다 숫자 자체가 많았으니 말입니다.
그 산 좋고 물좋은 누상동에서의 삶이 10년 동안인 국민학교 3학년까지 이어졌으니 그 동네의 풍수가 제 성격이나 인격형성에 긍정적인 많은 영향을 준것 같습니다.
나이가 제법 든 지금까지도 화초나 나무 기르기, 강아지, 새, 거북이 등
살아있는 생명 기르기를 좋아하는 것은 자연속에서 살던 누상동 시절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것이라 생각합니다.
태어나고 자란 본향에 대한 추억들은 글로 엮어낼 수 있는 분량이 제법
묵직하게 머리속에 남아있으나 너무 길어지는것 같아 여기서 줄이고
서두에 적은대로 앞으로 이 공간에 서울과 전국각지의 좋은 장소와 맛집, 멋집들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