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다 걸린 이야기 ㅡ
친구!
지금으로 부터 10년은 지난 이야기라네.
그날도 나는 어느 여인과 은밀히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라네.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은 즐거운 일이지. 그래서 나는 휘파람을 불며 샤워를 했다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아내가 침대로 떠밀며 입맞춤을 해주더군.
요즘 내가 가정적으로 잘해 너무 착하다는 거야. 그래서 짧게 입맞춤을 한 뒤 팬티까지 입혀주더군. 일찍 들어오라는 말까지 했다네.
친구!
나는 바람을 피운 날 퇴근은 철저히 시간을 지킨다네. 완전 범죄를 위한 기발한 선택이지.
아내가 반가이 맞으며 저고리를 벗기더군.
그런데 바지를 벗으라는 거야.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네.
모텔 비누는 우리 집 비누와 달랐다는 사실 ㅡ
아내는 개코처럼 후각이 발달되어 냄새를 잘 맡았다네. 그 사실을 알기에 한사코 못 벗는다며 거절을 했다네. 그러나 끈질긴 아내를 어찌 이길 수 있겠는가! 할 수 없이 벗었다네.
아내가 팬티 앞에 코를 대고 냄새를 음미하더군.
그러면서 하는 말ㅡ
"오늘 팬티를 벗은 사실이 있어?"
내가 누군가!
"아니. 내가 왜 팬티를 벗어?"
아내는 말없이 장롱문을 열더니 이혼 서류를 꺼내더군.
"찍어! 안 찍으면 당신과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내가 바람을 피운 증거를 대더군.
오늘 아침 입혀준 팬티는 뒤집어 입혔고, 우리 비누 냄새가 아니라는 사실 ㅡ
팬티를 정상으로 입고 있던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네.
그래도 이혼 만은 못 하겠기에 안 찍었다네.
아내는 안 찍으면 1분에 하나씩 부순다고 말했다네. 1분이 지나자 테이블 유리가 깨졌다네.
또 1분이 지나자 텔레비전이 깨졌다네.
아내의 성질은 한다면 하느지라 할 수 없이 찍었다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울면서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빌었다네.
정말 내 눈에서는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눈물이 쏟아졌다네.
새벽까지 빌고 빌어 겨우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네. 출혈이 심했다네.
사는 집과 예금통장, 시골 땅이 아내 이름으로 바뀌었다네.
내게 남은 것은 10년된 자동차와 불R 두 개라네.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순간의 방심이 이런 결과 될 줄 어찌 알았겠나.
친구!
이제 나에게 "클레오파트라"가 와도 "양귀비"가 와도 녀석은 무반응이라네.
자네도 바람을 피우는 날엔 팬티의 상태를 확인하게. 그리고 집에서 쓰는 비누 하나는 꼭 가지고 다니게. 집으로 들어갈 때, 사타구니에 문지르면 천하의 개코도 모를 걸세.
위험한 일을 자초하여 나처럼 비참한 인생이 되지 않기를 바라겠네.
가화만사성이란 참 좋은 글이지!
잘 계시게.
오래 전 쓴 글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