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아내는 된장찌개를 아주 좋아한다.
유년 시절 어머니의 손맛은 아니어도 아내가 해주는 된장찌개는 정말 맛있다.
아들집으로 가 있는 아내는 가끔 올 때마다 커다란 냄비에 끓여두고 간다.
나는 냉장고에 넣었다 한 국자씩 덜어 데워 먹는다. 앞다리 삶아 상추에 싸 먹을 때도 언제나 된장찌개를 곁들여 먹는다.
올봄 아내와 다툰 이야기ㅡ
된장은 묵어야 맛있으니 메주를 시키란다.
한두 해면 된장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핸드폰으로 내 고향 영월에서 주문하려는데!
강원도 메주는 맛 없으니 순창 메주를 시키라고 한다.
대뜸 열이 오른다.
소파 위로 핸드폰을 던지며 아내 보고 시키라고 한다. 나보다 연금도 많이 받으며 그깟 10만 원도 아깝냐고 화를 낸다.
내가 돈이 아까워 그러는 게 아니다.
같은 값이면 고향 물건을 사고 싶은 애향심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나라를 망치는 정당을 지지하는 지역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래서 그곳 이름을 쓰는 식당도 안 간다.
얼마 전, 후배들과 간 단란주점ㅡ
내 옆에 앉은 짙은 화장을 한 여인이 강한 사투리를 듣고 하는 말 ㅡ
"연변에서 오셨어요?"
"아니? 난 전라도 광주 사람이여."
갑자기 여인이 반색을 하며 하는 말 ㅡ
"어머! 옵빠! 난 정읍! "
이런 사람이 나 말고는 없을 것이다.
나는 말없이 단란주점 나왔다.
뒤따라 나온 후배 녀석들이 묻는다.
"형님! 왜 아가씨가 맘에 안 들어 그래요?"
"아니야! 옥이가 보고 싶어. 그리로 가자!"
옥이는 영월 모 여고 출신이다.
나보다 더 억센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녀석.
서글서글한 눈매가 예쁜 녀석.
그 녀석은 나를 볼 때마다 안아준다.
뭉클한 가슴이 주는 볼륨은 사나이 가슴에 불을 붙게 만든다.
아! 어제 뒈진 녀석들이 이 뜨거운 심정을 한 번이라도 느껴봤을까?
그래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