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등불을 켜는 사람 글 / 은율 장기주 바쁜 하루의 소란함 속에서도 문득 내 이름을 떠올려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거창한 이유 없이도 그저 잘 지내고 있는지, 밥은 먹었는지 나지막이 건네는 안부 한 마디에 굳어 있던 마음이 이내 말랑하게 녹아내립니다.그 사람은 소리 높여 나를 응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내가 걷는 길가에 보이지 않는 등불 하나를 조용히 켜둔 채, 내가 지치지 않고 무사히 걸어가기를 먼발치에서 바라보아 줄 뿐입니다.세상이 모두 등을 돌린 것만 같은 쓸쓸한 날에도, 그 고요하고 단단한 마음 하나가 곁에 있음을 알기에 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화려한 수식어도, 거창한 약속도 없지만 내 지친 하루의 끝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아무런 대가 없이 나의 오늘을 염려하고 응원해주는 바로 그 사람이, 지금 내 삶을 가장 눈부시게 밝혀주는 소중한 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