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는 술집과 모텔이 많다.
집에서 조금만 나가도 소란스럽고 자욱한 담배 연기가 역겨울 정도이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담배 피는 여자를 보기 힘들었다.
어쩌다 볼 수 있었다면, 가끔 인적 없는 곳이다.
그러나 요즘은 어린 여자나 늙수구레한 여자나 담배를 입에 물고 다닌다.
몸매가 육중한 그래머나, 소말리아 난민 같은 말라깽이나 자랑스레 피우며 활보한다.
ㆍㆍ저런 여자와 입맞춤하는 사내도 있을까?ㆍㆍㆍ
누구나 입맞춤할 때 눈을 감는다던데, 담배 냄새가 나는데 그럴 가치가 있을까?
입맞출 때, 눈을 감는다는 것은 음미와 존중이고 서로의 동질감을 갖는 것이다.
서로가 멀뚱히 눈을 뜨고 입맞춤을 하는 모양을 상상하면 답이 나온다.
낮보다 밤은 더 외롭다.
거리를 거닐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뭘해?"
밤은 깊어가도 싱크대 소음이 들려온다.
학원에서 돌아올 손주 김밥을 만든단다.
가슴이 아려온다.
잠이 오지 않아 밤거리를 배회한다니 호프집 가서 한잔하고 들어가란다.
스피커폰 소리를 듣다. 보니 바쁜 듯해 얼른 끊는다.
"호프집?"
그러고 보니 생맥주집 가본 지 얼마나 지나갔는가? 새삼스레 앞만 보고 살아온 세월의 무상함이 저려온다.
첫번 호프집으로 가자고 마음 먹는다.
흐린 간판불이 퇴폐할 것이란 느낌이 들었어도 문을 얼고 들어갔다.
순간 느껴지는 담배 냄새 ㅡ
어느 손님이 피우고 갔겠지!
생맥주를 시키니 병맥주밖에 없다고 한다.
옛 추억에 젖기는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어도 긴 속눈썹의 빨간 립스틱 여주인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돈도 없는 가난뱅이 사내에게 작은 맥줏병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여주인 술잔은 쉼 없이 비워진다.
여주인은 전주가 있는지 비음이 섞인 말투가 요염하게 들렸어도 계산서를 달라고 했다.
"한 잔만 더해요!"
그 말끝에 갑자기 내게 입맞춤을 한다.
아! 지독한 담배 냄새ㅡ
그 냄새가 아니면 눈을 감았을지 모른다.
나는 서둘러 밤거리로 나왔다.
유월의 밤거리 공기가 차기만 하다.
--- 여보! 미안해-----
아내에 대한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내가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집으로 향했다.
오늘 밤은 외로워도 참고 견디자!
조선시대 사대부 아낙들은 외로울 때마다 바늘로 허벅지를 찌르며 견뎠다지?
오늘 밤도, 내일 밤도 나는 송곳으로 찌르며 이 외로움을 견디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