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오늘은 좀 야한(?) 이야기를 할게.
지난 일요일에 역삼역 결혼식에 갔다고 그랬지?
우리 강원도 시골뜨기들의 집합처에 동창들이 가득했지.
그 중, 동대문 근처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여자 동창 얘기야.
다른 동창들에 비해 얼굴이 희었고, 영양상태가 좋아 주름이 거의 없었어!
여자 동창 중에서는 가장 어리게 보이는 친구야.
나는 그 아이 얼굴만 보면 국민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뒤통수를 맞은 기억이 나서 웃곤 한다네.
수십 년이 지났어도 아직 그날이 생생하다네.
그날도 우리는 점심 시간이 지나 무거운 눈을 지탱하지 못하고 모두 건성으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네.
가끔 선생님께서 읽던 책으로 매맞는 아이들을 보며 까르르 웃곤 했지.
그러나 쏟아지는 잠과의 전쟁이 끝난 게 아니였어.
우리는 감았다, 떴다, 반쯤 떴다, 꾸벅이며 죽지 못해 견디고 있었다네.
공부라면 담을 쌓고 있던 나는 잠은커녕 눈이 말똥말똥 수업에 열중했다네.
누구보다 잠도 많고 성적이 뒤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운했던 내가 공부를 열심했다는 것이 선생님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였나 봐.
그것도 그럴 것이....
친구!
내가 공부를 그렇게 집중했다면 우등상을 탔겠지.
나는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한 게 아니었거든.
순이를 보고 있었다네.
잠을 쫓으며 꾸벅꾸벅 조는 순이를 본 거야.
순이가 앉은 책상은 벽에 붙은 책상이라 교실 중앙을 향해 한 쪽 다리를 걸상에 올리고 졸고 있었다네.
요즘이야 팬티가 있어 가릴 곳은 가릴 수 있었겠지만!!
내게 행운인지 불행인지, 순이는 앉으면 갈라지는 속곳(고쟁이)을 입고있었다네.
그곳은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상한 모습을 한 여성이 보였다네.
선생님의 말씀이 들렸겠나?
나는 이상하게 생긴 순이 잠지를 정신없이 보다가 선생님이 곁에 오신 줄 모르고 집중하고 있었다네.
선생님은 내가 무엇을 열중하는가 보시려고 내 얼굴 가까이 머리를 숙여 내가 보는 곳에 시선을 맞추셨다네.
친구!
선생님의 눈에 무엇이 보였겠나?
나는 선생님이 들고 읽으시던 책으로 머리를 호되게 맞았다네.
그리고 선생님께 귀를 잡혀 복도로 끌려나갔다네.
청소 도구인 함석으로 만든 바께쓰(물통)를 들고 무릎을 꿇고 앉아 수업이 끝날 때까지 벌을 섰다네.
나는 그것이 무슨 잘못인지 지금까지 모르겠어!
보이는 것을 보았는데, 왜 매를 맞고 벌을 섰느냐는 것이지!
그날, 내가 왜 벌을 섰는지 순이는 몰라.
나는 그곳을 보았다고 순이에게 말하지 못 했었지.
말을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네.
아직 그 비밀은 누설하지 않았고, 순이에게는 영원한 비밀로 간직하려 한다네.
우리가 어릴 적엔 손만 잡아도 아이가 생긴다고 했으니!!
그 당시에 내가 순이의 그곳을 봤다는 걸 알았다면, 아마 자기를 책임지라고 했을 거야.
지금 저렇게 허리가 굵고 궁둥이가 남산만 하니 그 말을 할 걸 그랬지 하며 후회스러워.
아니야!
내게 시집을 왔다면 저렇게 달덩이 같은 부유한 모습으로 왔겠나?
지금 내 아내 같이 손에 주부 습진이 가시지 않는 모습으로 살 것인데....!!
그때, 내가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잘된 일인지 몰라.
그 말을 했다면 순이가 지금처럼 나를 웃으며 반길까?
친구!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니 친구들의 소중함이 새롭다네.
우리의 어린 시절, 동강에서 노래를 부르던 친구들도 자꾸 줄어든다네.
하나씩 하나씩 물결을 따라 흘러간 친구들 ㅡ
난, 그 친구들을 만나러 주말에 고향을 갈 것 같아.
난, 그 강가를 거닐고 산에 올라 사라져간 친구들을 만나고 올 거라네.
그리고 사랑하는 많은 이들을 만나고 올 거라네.
먼저 간 형제도, 부모님도 만나고 올 거라네.
그리운 사람들 ㅡ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