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에 입문한 지 벌써 수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주변에서는 제가 명리가(命理家)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아내 지인들에게만 '아직도 명리학 공부 중인 사람' 정도로 알려져 있을 뿐이지요. 솔직히 말하면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부분이 큽니다. 현대에서 사주쟁이, 역술인, 철학관 등의 단어는 이미 부정적 인식이 크고 나쁜 쪽으로 편견이 자리잡았기 때문에 저를 위한 일종의 자기 방어라서 그렇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보니까 나름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들을 수 있거든요. 여담인데 제 직장 동료들의 생각은 크게 2가지인 듯 합니다. 미신이 됐든 뭐가 됐든 명리학에 아예 관심이 없거나, 퇴직 후에 밥벌이를 위한 개인사업 정도로 여기거나. 물론 어떤 쪽이든 틀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말이지요.
알음알음 인연이 닿았던 대부분의 내담자에겐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는데요, 사주쟁이들이 스스로의 기분에 취해 아무말 대잔치를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런식이면 퇴직 후에도 생계로 써먹긴 힘들텐데 말이지요.
언제부터인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주 광고가 갈수록 넘쳐나는 것을 느낍니다. 일년에 한 번은 가족행사를 위해 용인 에버랜드에 방문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이곳에도 타로점 보는 곳이 여럿 생겼더군요. 작년에 방문했을땐 없었는데 말이죠. 확실히 운세 상담을 niche market으로 바라보는 거 같습니다. 에버랜드까지 운세 상담의 손길이 뻗칠 정도면 어디든지 가능할테고, 그렇다면 앞으로는 누구든지 손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여간 우리도 언젠가는 운세시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시라도 현혹되거나 또는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명리학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텐데요, 그래야 일단은 피해갈 수 있거든요. 그러나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글쓴이만 다를 뿐 다 똑같은 내용만 반복적으로 생산, 확대되고 있으니 양서와 악서를 분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책이라고 얼마나 다를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말장난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명리학을 바르게 이해해야 할텐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아, 그게 아니라 그대도 사주쟁이가 되고 싶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