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마음 먹고 거울을 봅니다.
(놀라지 말자...)
찬찬히 살펴보니
"어멋! 기미, 잡티, 편평사마귀가 보이네?"
이게 관리의 첫 단계입니다.
공장형 피부과로 달려가 잡티 레이저를 꾸준히 받습니다.
한두 번으로 끝날 거라 생각하면 안 됩니다.
10~20회 정도는 각오해야 해요.
편평사마귀도 보이면 따로 제거하러 갑니다.
많다면 얼굴 한 판, 목 한 판으로 결제하는 게 편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어멋! 잡티가 많이 줄었네?"
좋아하던 순간...
이번에는 모공, 처짐, 탄력이 눈에 들어옵니다.
또 피부과로 달려가 탄력 시술을 받고 옵니다.
그런데 왜 효과가 잠깐뿐일까요?
(나이 들어서 그래요...)
그래서 집에 와서 광대 운동도 열심히 합니다.
(제 기준 광대는 얼굴의 허리입니다.
허리가 무너지면 끝이라는 마음으로 합니다.)
그러다 또 어느 날.
"어멋! 탄력도 좀 좋아졌네?"
그런데 이번에는
"내 얼굴 왜 이렇게 누렇지?"
하면서 미백 관리에 들어갑니다.
밀가루도 줄여보고,
미백 크림도 바르고,
얼굴에 광이 부족한 것 같으면 또 피부과로 갑니다.
가성비 좋은 각종 주사를 맞고 나면
얼굴에 광도 나고,
톤도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그러다 반전 거울을 보는 순간...
"어멋? 얼굴이 비대칭이네?"
이번에는 마사지숍으로 달려갑니다.
비대칭 관리를 끊고,
배운 대로 매일 얼굴도 문질러 줍니다.
그러면 또 조금씩 맞아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어느 날.
"어멋? 머릿결도 관리해야겠네?"
찰랑찰랑한 머릿결을 꿈꾸며
헤어 관리도 시작합니다.
결론.
관리는 끝이 없습니다.
잡티를 잡으면 탄력이 보이고,
탄력을 잡으면 톤이 보이고,
톤을 잡으면 비대칭이 보이고,
비대칭을 잡으면 머릿결이 보입니다.
50이 되니 다행히도 마지노선에서 만족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평생 함께 갈 잡티 하나쯤은 친구처럼 받아들이고,
땅콩은 안 먹지만 땅콩 같은 내 얼굴도 귀엽다고 생각하고,
완벽한 대칭은 아니어도 그게 내 매력이라고 합리화하며 삽니다.
이제는
"머리에서 냄새만 나지 말자."
하면서 사는 것도 꽤 괜찮습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관리의 세계.
그래도 적당히 만족하며 사는 것이
어쩌면 가장 어려운 관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