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처음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다른 데는 괜찮은데 왼쪽 다리만 자꾸 저려요.
종아리 뒤쪽이 당기고, 가끔 발끝까지 찌릿한 느낌이 와요.
오래 앉아 있으면 더 심해져요."
병원에도 가봤는데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셨다고요.
그런데 불편함은 계속 있으니 답답하셨던 거죠.
먼저 서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저는 케어를 시작하기 전에
서 있는 자세를 먼저 보는 편입니다.
이 분에게 편하게 서보시라고 했더니
눈에 바로 보이는 게 있었어요.
체중이 오른쪽에 쏠려 있었습니다.
오른발에 힘이 실리고, 왼발은 살짝 빠져 있는 자세.
자연스럽게 서보라고 했는데 매번 이 자세가 나오더라고요.
본인은 전혀 모르고 계셨습니다.
"저 지금 한쪽으로 서 있어요?"
"네, 오른쪽에 체중이 거의 다 실려 있으세요."
"...진짜요? 전혀 몰랐어요."
골반을 확인했습니다
누워서 골반 상태를 살펴봤더니
역시나 골반이 틀어져 있었습니다.
오른쪽 골반이 왼쪽보다 살짝 높고,
전체적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약간 회전된 느낌이었어요.
7편에서 이야기한 "골반 틀어짐 패턴" 중에서
높낮이가 다른 것과 회전이 섞여 있는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왜 왼쪽 다리가 저릴까요?
이게 핵심입니다.
골반이 오른쪽으로 틀어지면
왼쪽 엉덩이 깊은 곳에 있는 근육이 눌리거나 긴장할 수 있습니다.
엉덩이 깊은 곳에는 작지만 중요한 근육이 있는데요,
이 근육 바로 아래로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굵은 줄이 지나갑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길고 두꺼운 줄이에요.
이 줄이 다리 뒤쪽을 타고 종아리, 발끝까지 연결됩니다.
엉덩이 깊은 곳의 근육이 긴장해서 딱딱해지면
그 아래를 지나가는 줄이 눌릴 수 있어요.
눌린 줄이 짜릿짜릿한 느낌을 다리 아래쪽으로 보내는 겁니다.
그래서 엉덩이가 원인인데
증상은 종아리나 발끝에서 느껴지는 거예요.
이 분의 경우,
골반이 틀어지면서 → 왼쪽 엉덩이 근육이 과긴장하고 →
그 긴장이 아래로 지나가는 줄을 누르면서 →
왼쪽 다리 뒤쪽이 당기고 저린 느낌이 생긴 거였습니다.
엉덩이를 풀었습니다
허리도, 종아리도 아니고
왼쪽 엉덩이 깊은 곳을 집중적으로 풀어드렸습니다.
엄지로 깊이 있는 곳을 천천히 눌러 들어갔더니
이 분이 "아!" 하고 소리를 내셨어요.
"여기예요 여기! 바로 이 자리!
근데 여기가 이렇게 뭉쳐 있는 줄 몰랐어요.
종아리가 당길 때마다 종아리만 주물렀거든요."
뭉쳐 있는 곳을 천천히 풀어가면서
유칼립투스 블렌딩 오일로 주변까지 넓게 이완시켜드렸습니다.
유칼립투스는 깊이 스며드는 느낌이 있어서
이렇게 깊은 곳의 뭉침을 풀 때 제가 자주 쓰는 오일이에요.
은은한 시원함이 안쪽까지 스며드는 느낌이라
시술하면서 "아 시원하다"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풀고 나서 일어나셨을 때,
"다리 저림이 없어요. 지금 왼쪽 다리가 정상이에요.
엉덩이를 풀었을 뿐인데 왜 다리가 편해지는 거예요?"
제가 설명해드린 이야기
"종아리가 당기고 발끝이 저린 건
종아리나 발의 문제가 아니라
엉덩이 깊은 곳에서 시작된 거였어요.
그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면서
그 아래를 지나가는 줄을 눌렀던 거고요.
줄이 눌리면 그 줄이 연결된 곳
어디든 저림이나 당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엉덩이에서 눌렸는데 종아리에서 느끼는 거죠.
그리고 이 근육이 왜 뭉쳤냐면,
골반이 한쪽으로 틀어져 있으니까
왼쪽 엉덩이 근육이 항상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과로해서 뭉친 겁니다."
이 분이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그러면... 골반을 안 잡으면 계속 돌아오는 거네요?"
정확합니다.
이 분에게 알려드린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알려드렸습니다.
첫째, 엉덩이 깊은 곳 늘이기.
의자에 앉아서 왼쪽 발목을 오른쪽 무릎 위에 올려주세요.
숫자 4 모양이 됩니다.
이 상태에서 상체를 천천히 앞으로 숙여주세요.
왼쪽 엉덩이 깊은 곳이 쭉 당기는 느낌이 들면 맞습니다.
20초 유지. 양쪽 각 3번.
저린 느낌이 있는 쪽을 좀 더 오래, 좀 더 자주 해주세요.
둘째, 테니스공으로 엉덩이 풀기.
바닥에 앉아서 한쪽 엉덩이 아래에 테니스공을 놓아주세요.
뭉쳐 있는 곳을 찾아서 체중을 살살 실어주면
공이 깊은 곳까지 눌러줍니다.
아픈 곳을 찾으면 그 자리에서 20초 머물러주세요.
"아프면서 시원한" 느낌이 포인트입니다.
너무 아프면 체중을 덜 실어주시면 됩니다.
셋째, 양쪽 균등하게 서는 연습.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한쪽으로 서는 습관이 골반을 틀어지게 만든 원인이니까요.
서 있을 때 의식적으로 양발에 체중을 5대5로 실어보세요.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할 겁니다.
"이게 맞아?" 싶을 만큼 어색한 게 정상이에요.
그만큼 지금까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엘리베이터 기다릴 때, 설거지할 때, 양치할 때.
서 있는 시간마다 양쪽 발을 체크해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한 달 뒤
이 분이 네 번째 방문이셨을 때 이러셨어요.
"저림이 거의 없어졌어요.
예전에는 하루에 서너 번 저릿한 게 왔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올까 말까예요.
엉덩이 스트레칭이랑 테니스공을 맨날 하는데
확실히 엉덩이가 예전보다 부드러워요.
전에는 공을 놓으면 아파서 못 앉았는데
지금은 그 정도로 아프지 않아요.
그리고 양쪽으로 서는 연습도 하고 있는데
이제 좀 자연스러워졌어요.
거울 보면 확실히 덜 기울어져 있더라고요."
이 이야기에서 얻어가실 것
다리가 저리거나 당길 때
다리를 주무르는 건 임시방편일 수 있습니다.
저림의 시작점이 엉덩이 깊은 곳에 있을 수 있고,
그 엉덩이가 뭉친 이유는 골반 균형이 무너져 있기 때문일 수 있어요.
다리 → 엉덩이 → 골반 → 생활 습관.
이렇게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풀어야 할 진짜 지점이 보입니다.
한쪽 다리만 유독 저리거나 당기는 분.
일단 한번 편하게 서보세요.
체중이 어느 쪽에 더 실려 있나요?
확인해보신 분, 댓글로 알려주세요.
"오른쪽에 쏠려 있었어요" "왼쪽이었어요"
이 한마디가 다른 분들에게도 큰 힌트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