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데이트 끝나고 썸남이 “오늘 우리 집에서 야식 먹고 영화 볼래?”라고 하길래 솔직히 살짝 긴장했습니다. 괜히 친구한테 카톡으로 보고하고, 향수도 뿌리고, 옷도 평소보다 신경 써서 갔는데요. 집에 들어가자마자 “불 좀 줄일게요”라고 해서 분위기 잡히는 줄 알았더니 별 프로젝터 자랑이 시작됐습니다. 그래도 귀엽다 싶었는데, “푹신한 데 좋아하세요?”라는 말에 또 혼자 당황했더니 이번엔 메모리폼 토퍼 설명이더라고요. 결정타는 “손 좀 빌릴게요”였습니다. 드디어 뭔가 있나 싶어서 얼어붙었는데, 비닐장갑을 주면서 “양념 묻으니까요”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에어프라이어 강의 40분 시작. 냉동치킨은 180도 12분, 식은 튀김은 5분이면 살아난다며 눈빛이 거의 첫사랑 보는 눈빛이었습니다. 스킨십은 0회였고 에어프라이어 설명만 잔뜩 들었는데, 이상하게 너무 웃기고 순수해서 다음 약속은 잡았습니다. 교훈: 썸남 집에서 제일 뜨거운 건 가끔 사람이 아니라 에어프라이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