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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26회 · 1일 전
첫 집데이트에서 분위기 잡다가 전기장판한테 졌습니다ㅋㅋ
금요일 저녁에 썸남이 갑자기 “우리 집에서 영화 볼래?”라고 해서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냥 영화만 보는 건지, 아니면 나름 분위기를 잡자는 건지 혼자 별생각을 다 하면서 괜히 옷도 고르고, 향수도 살짝 뿌리고, 너무 꾸민 티 안 나게 자연스러운 척 준비하고 갔습니다. 막상 도착해보니 방도 생각보다 깨끗하고, 조명도 은근 괜찮고, 영화까지 틀어놓으니까 분위기가 꽤 그럴듯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둘 다 어색해서 팝콘만 집어먹고 있었는데, 제가 무심코 “근데 나 좀 춥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썸남이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따뜻하게 해줄게” 같은 표정으로 전기장판 리모컨을 만지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조금 설렜습니다. 이불 덮고 영화 보면서 둘 사이가 가까워지는 그런 장면을 기대했는데, 몇 분 지나니까 뭔가 이상했습니다. 따뜻한 정도가 아니라 점점 찜질방 아랫목처럼 뜨거워지는 겁니다.
서로 얼굴 빨개지고 땀까지 나는데도 괜히 분위기 깨기 싫어서 참고 있다가 결국 동시에 “앗 뜨거!” 하고 이불을 걷어찼습니다. 확인해보니 전기장판이 무려 9단이었습니다. 그 순간 로맨스는 끝나고 생존이 시작됐습니다. 둘이 얼음물 마시고 선풍기 앞에 앉아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날 가장 뜨거웠던 건 우리 사이가 아니라 전기장판이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어색함은 확실히 풀렸고, 지금 생각해보면 첫 집데이트치고는 꽤 강렬한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