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중심의 교육"
-2026.6.9 안재찬박사님의 강의요약
교육은 정치, 권력 혹은 경제 생산 수단과 연관지어 이해해야 한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지배자들은 권력 유지와 강화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권력이란 자신이 다스리는 땅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배타적으로 소유하는 힘을 의미한다.
권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배타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땅과 사람을 다른 이에게 빼앗기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영토 확장과 피지배자들의 확보를 통해 권력을 강화해 나갔다.
경제학의 생산 수단에는 토지와 노동이 있다. 그러므로 권력이라는 것은 생산 수단, 다시 말하면 토지와 노동을 배타적으로 소유하는 힘을 뜻한다.
정치와 경제를 아울러 이해해야 권력의 민낯을 볼 수 있다. 권력자의 입장에서는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신하가 필요하고, 그들을 뽑기 위해서는 시험이 필요하며, 또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교과서가 필요하다.
권력자가 원하는 교과서는 어떤 모습일까?
권력자, 즉 공급자 중심으로 만들어졌을 것은 보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백성, 국민, 소비자 중심의 교과서는 어디에도 없었다.
권력자가 만든 교과서는 소비자인 일반 백성들의 행복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권력자 중심, 공급자 중심의 교육의 특징은 교본이 한 종류뿐이라는 것이다. 또 항상 교사용 지도서, 지침서가 있다.
가르치는 방법이 천편일률적이고, 시험 문제도 한 종류이다.
시험 문제는 오로지 한 종류뿐인 교과서에서만 출제된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이런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소수의 권력자가 정해진 영토만 다스리면 되던 시기에는 공급자 중심의 교육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자본가가 권력자인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급자 중심의 교육은 많은 폐혜를 낳고 있다. 여전히 한 종류의 교과서를 이용하여 공부하고, 시험 문제는 교과서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다.
현대의 권력자들은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 사람들을 줄 세우고 그중에 더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만을 채용한다. 선택받지 못한 소비자, 즉 국민은 도태될 뿐이다.
하지만 개인의 창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러한 교육 제도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국가에 손실을 초래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재화와 용역 시장의 경계선은 예전과 오늘날이 전혀 다르다. 예전에는 나라의 울타리 안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갔지만, 현재는 울타리를 넘어 다른 나라와의 교류가 활발하다. 재화와 용역 시장의 경계선이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만 있으면 해외의 유명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공급자 중심의 교육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소비자 중심의 교육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이들은 태어나면 누구라도 재주 하나씩은 가지고 나온다. 그 재주는 부모가 물려준 것이다.
부모가 물려준 창의력의 씨앗을 찾아내 그 싹을 틔워 열매를 잘 맺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은 선생님 중심이 아니라 학생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제 책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이제 책은 더 이상 지식의 원천이 아니다. 앞으로의 책은 수많은 교육 소비자와 수많은 교육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교육 소비자 입장에서는 책을 펼치면 알고 싶은 것이 생기는 의욕을 솟아나야 한다.
수많은 교육 공급자들에게는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누구에게 필요한지를 알게 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책이란 수많은 교육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소통의 채널이 되는 것이다.
그러러면 책은 자연 언어로 기록되어야 한다.
수식과 문제만 가득한 책은 교육 공급자과 교육 소비자를 연결할 수 없다.
세상의 대부분의 지식은 자연 언어로 말하고, 기록되고, 전달된다.
인공 지능의 발전에 힘입어 자연어 처리를 통해 정보를 검색, 저장, 출력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수많은 교육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기 위해 자연 언어로 수학책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이 수학책이 전 세계 수학 교육의 표준을 따른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이런 기반이 다져지면 궁극적으로 소비자 중심의 교육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