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길을 걷다가 잎이 부쩍 짙어진 걸 봤습니다.
봄꽃이 다 지고 나면 허전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자리를 채운 초록이 더 묵직하게 느껴지더군요.
매년 지나가던 풍경인데, 올해는 유난히 오래 서서 바라봤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 계절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또렷하게 볼 수 있을까."
비관적인 마음에서 나온 생각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남은 계절이 무한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나이가 되니, 한 번 한 번이 더 선명해집니다.
오십, 육십이 되면 사람들이 자주 묻습니다. "요즘 뭐 하면서 지내세요?"
저는 이 질문이 참 좋습니다. 젊을 때는 "뭐 하고 사세요"라는 질문이 이력서를 적어내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정말로 내가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를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질문이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글을 한 줄씩 쓰고 있고,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천천히 배우고 있습니다.
빠르지 않습니다. 잘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한 걸음 나아가 있다는 게, 그게 좋습니다.
이 카페에 오신 분들도 요즘 어떤 시간을 보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늘 본 풍경, 요즘 빠진 것, 작게 시도하고 있는 것 — 한 줄이라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반갑게 읽겠습니다.
천천히, 오래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