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앞지른 '월세' 쭉쭉 오른다…역대 최고 기록 경신어제(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는 0.60% 올랐습니다. 매매(0.34%)나 전세(0.56%)보다 상승 폭이 더 컸습니다.그간 서울 아파트 전세와 월세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통상 전세의 상승률이 더 높았습니다. 매달 임대료를 내는 월세보다 전세를 더 선호해왔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지난해부터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는 3.94% 올랐습니다.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상승률 3%를 넘겼습니다. 역대 최대치입니다.게다가 지난해 전세 상승률(3.77%)마저 앞질렀습니다. 전세보다 월세가 더 많이 오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이런 흐름은 올해 한층 더 강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3월 누적 기준 1.64%입니다. 역시 역대 최고치입니다. 지금까지는 3월 기준 누적으로 1%를 넘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특히,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전세와 월세 변동률을 비교해 보면, 모두 월세가 앞서는 모습입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기록은 가뿐히 갈아치울지 모릅니다.그야말로 서울 아파트 월세가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전세의 월세화도 '한계?'"…월세도 매물이 없다최근 두드러진 월세 상승 배경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전세사기 사태 이후 심화하고 있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이 때문에 이미 몇 년 전부터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월세 매물은 2024년 하반기부터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임대인은 물론 전세사기 사태 이후로는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임차인도 월세에 대해 과거보다는 열린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지난해 1월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 1,800개, 월세 매물은 2만 개로 1만 개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31일 전세 매물은 2만 3,263개로 대폭 감소했지만, 월세 매물은 2만 1,403개로 오히려 증가했습니다.그런데 올해부터는 이 같은 흐름마저 변했습니다.이달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5,500개, 월세는 1만 5,000개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전세는 추세대로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월세가 갑자기 감소세로 전환한 겁니다.불과 석 달여 만에 전세와 월세 모두 매물이 30% 정도 사라졌습니다.정부 정책이 하나의 이유로 꼽힙니다.올해 초 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조치를 발표하자 매매 물건은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월세나 전세를 주던 임대 매물을 매매로 전환한 걸로 추정됩니다.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 등으로 임대차 매물 자체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다"며 "게다가 이제는 전세에서 월세로 돌릴 수 있는 매물도 한계치에 온 것 같다. 월세로 전환하려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대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입주 물량 자체가 매우 줄었다"며 "전세뿐 아니라 월세도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득보다 월세가 2배 더 올랐다…'광진'·'노원'·'성북' 상승률 커이런 변화는 곧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2만 8,000원입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1년 전보다 17만 6,000원, 약 13% 늘었습니다.올해 4인 가족 기준 중위소득은 649만 5,000원입니다. 약 23.5%, 4분의 1 정도는 주거비로 사용하는 셈입니다.4인 가족 중위소득은 1년 전보다 6.51% 올랐습니다. 평균 월세 상승률(13%)의 딱 절반 수준입니다. 소득이 늘어난 것보다 월세가 훨씬 가파르게 오른 겁니다.문제는 이런 주거비 부담 역시 고르지 않다는 점입니다.기사 앞부분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세가 0.60%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지역별로 세분화해서 보면 격차가 확연히 벌어집니다.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월세가 가장 적게 오른 곳은 강남구(0.13%)입니다. 반면, 광진구(1.32%), 노원구(1.02%), 금천구(1.18%) 등 3곳은 상승률이 1%를 넘었습니다.전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적게 오른 곳은 역시 강남구(0.17%)입니다. 상승률이 높은 곳은 광진구(1.06%), 성북구(1.02%), 도봉구(0.82%) 순이었습니다.주로 서울 중저가 지역 위주로 임대 비용이 급증하는 건데 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윤수민 위원은 "노원 등은 전세 매물 자체가 너무 없다 보니 불가피하게 월세로 계약할 수밖에 없다"며 "주거비 부담은 계속 커질 텐데 이는 곧 주거 취약계층이 늘어난다는 뜻"이라고 평가했습니다.그러면서 "전세대출규제도 강화하는 상황이어서 임대인들도 전세금을 막연히 올리기보다는 일부 월세로 받는 '반전세'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점차 전셋값보다 월세의 상승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