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대체 왜 이럴까?' 싶은 사람을 경험한 적 있나요? 어느 날은 한없이 다정했다가, 어느 날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사람. 미친듯이 불안해하며 집착하고 붙들다가도, 돌연 언제 그랬냐는듯이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사람.
이들에게 '관계'는 '불안'이자 '생존'입니다. 살기 위해 붙들어야했고, 살기 위해 도망쳐야했던 이들의 생존 방식이 그대로 각인되어, 평온함을 견디지 못하는 습성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포-회피형 애착유형은 불안형 애착유형이나 회피형 애착유형과는 달리, 안정형 파트너를 만나더라도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혼란형에게 관계의 안정감은 오히려 위험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안정형 파트너의 일관된 태도와 그로부터 오는 안정감을 함정이나 가식으로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철저하게 인지 및 인정하고, 고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동반된 상태에서 안정형 파트너의 도움까지 함께 결합되어야 비로소 조금씩 변화가 가능하죠.
그렇다면, 상대에게도 자신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는, 마치 끝판왕 빌런 같은 이 혼란형 애착의 대표적인 특징 두 가지는 무엇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1) 자기부정-타인부정
>자아상도 부정적이고, 타인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입니다. 사람도 사랑도 모두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고(자기부정), 타인은 언제든 나를 해치거나 떠날 존재(타인부정)'라는 공포가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에 이들을 정식명칭으로써 공포-회피형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2) 불안과 회피 혼재
>혼란형 애착이라고도 부르듯이, 불안과 회피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관계 패턴을 보이는데요, 초반에는 매우 격렬한 애정표현으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것은 상대를 사랑해서라기보다, 상대가 나를 떠나지 않게 미리 매수하는 개념이에요. (충격적이신가요? 저는 오히려 후련했습니다ㅋㅋㅋ) 또 자신이 가진 불안함으로 인해 상대의 사랑을 계속해서 의심하고 확인받고자 하는 강박적 노력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자기 에너지의 몇 배를 쏟아부어 사랑 받기 위해 몸부림을 칩니다. 그러나 관계가 조금씩 안정기로 접어들면, 회피가 발동합니다. 초반에 그렇게 무리를 했으니 당연히 지쳤겠죠? 무엇보다 친밀감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과거의 상처, 즉 트라우마가 자극되어 무의식적인 도망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관계를 대하는 태도는 급속도로 냉랭해집니다.
혼란형은 이름처럼 불안과 회피 사이를 격렬하게 오갑니다. 관계 초반에는 상대의 유기, 즉 버림 받음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할 정도로 모든 것을 투자하지만, 막상 관계가 깊어져 [진짜 친밀감]이 느껴지는 순간, 이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합니다. 가까워지면 결국에는 버림 받고 또 상처받을 것이라는 공포가 이들 내면의 회피 기제를 발동시키면서, 어제까지는 태양처럼 뜨거웠던 사람이 오늘은 겨울 바다처럼 차가워지는 극단적인 태도 변화의 양상을 보이는 것이죠.
이들의 또 다른 세부적인 특징 및 관계 초반에 혼란형을 알아볼 수 있는 레드 플래그, 변화의 의지가 있는 혼란형 애인과 함께 성장하는 법, 자신이 혼란형 애착을 가진 경우 어떻게 안정형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지 등은 앞으로 또 차차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