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소개팅을 딱 두 번 해봤는데
두 번 다 어이없이 끝났다
그 썰 한번 풀어본다
첫 번째 소개팅
군 제대하고 얼마 안 됐을 때
친구가 게임 길드 여자애가 남자 좀 소개해달라고 한다며 나한테 나가라고 했다
두 번 거절했는데 사진 보내길래 봤더니 괜찮아 보여서 세 번째에 승낙함
강남 카페에서 만났는데 초반엔 분위기 괜찮았어
근데 중간에 얘가 눈을 자꾸 딴 데로 힐끔힐끔 보더라고
그러더니 갑자기 "아는 동생이 근처에 왔는데 같이 봐도 되냐" 고 물어보는 거야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일단 알겠다고 했지
동생까지 합류하자마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돈 많이 벌고 싶지 않아요? 저희 회사가요..."
그 순간 바로 알아챘다
다단계였음
첫 소개팅에 다단계 포섭 당한 거지
친구한테 바로 전화해서 욕하면서 따졌더니
걔도 진짜 몰랐다고
"부모님도 걸 수 있을 정도로 몰랐다" 고 하더라
억울해하는 거 보니
걔는 아니구나 싶어서 일단 믿기로 함
자리로 돌아가서 얘네가 어디까지 얘기하나 들어주는 척 하다가
근처 사무실에서 강의 들어보겠냐고 하는 순간 테이블을 쾅 치고 일어났다
"소개팅에 다단계 설명하러 나온 거 너무한 거 아니냐" 고 소리치고
테이블 위 쓰레기까지 싹 다 치우고 나왔음
매장 밖 버스 정류장까지 둘이 졸졸 따라오더라
두 번째 소개팅
첫 번째 이후 몇 년 동안 소개팅 기피하다가
중학교 동창이 간곡하게 부탁해서 한번 더 나갔음
다섯 번 넘게 거절했는데
계속 매달리길래 결국 승낙함
만났더니 친구가 말한 것과 좀 달랐어
뭐라 해야 하나...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다고만 해두자
나중에 주선자한테 카톡으로 "야" 한 마디 보냈더니
돌아온 답장이 "미안..." 이었음 ㅋㅋ
알고 보니 소개팅녀가 소개팅 자체가 처음이라
한번쯤 경험해보는 게 소원이었대
트라우마 있는 나는 생각도 안 하고
그래도 매너는 지켰고
영화까지 보고 전철역까지 바래다줬다
당연히 에프터는 없었음
그 이후로 소개팅은 하지도, 주선도 안 하고 있다
너네 소개팅 첫 경험은 어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