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냐(般若)는 일본 전통 가면으로, 질투와 분노에 사로잡혀 결국 귀신이 되어버린 여인의 얼굴을 표현한 것이다. 일본의 전통 공연인 노 무대에서 사용되는 가면 중 하나로, 사랑과 집착에서 비롯된 인간의 어두운 감정을 상징한다.
겉모습을 보면 이마 위로 길게 솟은 두 개의 뿔, 날카롭게 치켜뜬 눈, 그리고 크게 벌어진 입과 드러난 송곳니가 특징이다. 그래서 처음 보면 단순한 괴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 때문에 망가진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 얼굴이다. 보통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거나 배신당한 여인이 강한 질투와 원망에 사로잡히면서 점점 인간성을 잃고 귀신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한냐 가면이 흥미로운 점은 보는 각도에 따라 표정이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정면에서 보면 분노에 찬 귀신처럼 보이지만, 고개를 살짝 숙여서 보면 슬프게 우는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한냐는 단순히 무서운 귀신이 아니라, 질투·슬픔·집착 같은 복잡한 인간 감정을 담고 있는 상징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이런 이유로 일본 전통 예술뿐 아니라 이레즈미 타투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도안이다. 강한 감정을 상징하기 때문에 뱀, 사쿠라, 불꽃, 파도 같은 요소들과 함께 조합되어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디자인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한냐’라는 말은 원래 불교에서 지혜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노 가면의 이름으로 쓰이면서 지금은 질투에 사로잡힌 여귀의 상징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