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하루에 339포인트 올랐다. SK하이닉스가 12.52% 뛰어 시총 1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런 날을 본 적이 없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38.12포인트(5.12%) 오른 6,936.99로 마감했다. 장중 6,937.00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 6,800선과 6,900선을 한꺼번에 돌파했다. 코스닥도 21.39포인트(1.79%) 오른 1,213.74였다. 7,000선 진입이 코앞이다.
가장 강했던 것은 SK하이닉스다. 12.52% 급등한 144만7,0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이 1,031조원이 됐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시총 1,000조 클럽이다. 삼성전자가 시총 1,000조를 넘은 게 올해 2월이었는데 SK하이닉스가 그 자리를 3개월 만에 따라잡았다. 이번 달에만 60% 가까이 올랐다.
전 거래일(4월 30일)과 무엇이 달랐나
직전 거래일이 4월 30일이었다. 그날 코스피는 1.38% 빠진 6,598.87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1조4,580억원을 순매도했고, 사상 최고가에서 하락 전환한 날이었다. 4월 마지막 거래일에 시장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끝난 것이다.
오늘은 정반대였다. 외국인이 3조9,904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2조5,185억원을 받았다. 개인은 6조3,208억원을 순매도했다. 4월 30일 외국인이 빠진 자리를 개인이 받으면서 지수가 빠졌고, 오늘은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들어오면서 개인의 매도를 다 받아냈다. 같은 차익실현 구도인데 결과가 정반대였다.
이 변화를 만든 것은 4월 30일 밤 미국장이었다. S&P 500이 사상 처음 7,200을 넘었고 알파벳이 8% 급등했으며 애플 시간외가 5% 올랐다. 노동절 휴장(5월 1일) 동안 미국장은 한 번 더 열렸고, 5월 1일에도 나스닥은 25,000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썼다. 한국이 사흘 쉬는 동안 미국장에서 호재가 쌓이고 또 쌓였고, 그 모든 것이 오늘 한꺼번에 한국장에 반영됐다.
왜 이렇게 폭발했는가
빅테크 4사의 실적 발표 이후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설비투자 총액 전망이 상향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1,900억 달러, 메타의 1,250~1,450억 달러, 알파벳·아마존의 가속까지 합치면 4사 합계 6,950억 달러를 넘는다. 이 모든 돈이 결국 HBM과 고성능 메모리로 흘러들어간다. SK하이닉스가 이번 달에만 60% 오른 근거가 여기에 있다.
증권가의 SK하이닉스 목표주가가 줄지어 올라갔다. 신한투자증권 190만원, 미래에셋증권 200만원, 다올투자증권 210만원, 유진투자증권 230만원이다. 한 달 사이 컨센서스 자체가 한 단계 높아졌다.
삼성전자도 4.54% 올라 23만원 안착을 시도했다. 5월 1일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원, DS 부문 53조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2분기에는 HBM 매출 절반을 HBM4가 차지할 전망이라고 했다. HBM3E에서 밀렸던 삼성이 HBM4에서 복귀 가능성을 직접 시사한 것이다.
시총 상위 종목 흐름 — 양극화의 그림자
오늘 강세를 기록한 종목들 중 두드러진 것은 반도체 생태계와 SK 그룹주였다. SK하이닉스 12.52%, SK스퀘어 18.07%, 삼성전기 10.22%, 삼성전자 4.54%였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성격으로, 시총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코스피가 5.12% 폭등한 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395개, 하락 종목은 476개였다.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셀트리온 -1.35%, 신한지주 -1.60%, KB금융 -1.31% 등 일부 시총 상위주가 빠졌고, 부동산(-3.72%), 건설(-3.99%), 오락·문화(-1.38%) 같은 섹터는 약세였다.
지수는 폭등했는데 절반 이상의 종목은 빠졌다. 반도체 한 섹터가 전체 지수를 끌어올린 결과다. 시장 폭이 좁다는 의미이고, 반대로 말하면 한 섹터의 변동성이 지수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호르무즈 변수 — 트럼프의 '프로젝트 프리덤'
오늘 또 다른 변수가 추가됐다. 트럼프가 중동 시간 5월 4일부터 호르무즈에 고립된 선박들을 구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봉쇄 상태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약 2만 명의 선원과 수백 척의 선박이 갇혀있는 상황을 풀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 작전으로 이어지면 두 가지 결과가 가능하다. 호르무즈가 일부라도 풀리면서 유가가 안정되거나, 이란이 방해하면서 충돌이 격화되거나. 트럼프가 "이란이 방해 시 강력 대응" 경고를 함께 한 것이 이 양면성을 보여준다.
다음 거래일(5월 6일) 시장 방향은 어떻게 될까?
ETF 수급에서 읽히는 것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TIGER 반도체TOP10 같은 반도체 집중 ETF에 거래대금이 압도적으로 몰렸다. 외국인 직접 매수와 ETF 유입이 동시에 일어나는 구도다. 반면 화장품, 철강, 완성차, 물류 같은 전통 산업 ETF에서는 자금이 빠졌다. 4월 30일에 일시적으로 부각됐던 발전 및 송배전, 태양광 ETF는 오늘 횡보 흐름이었다.
자금의 방향이 너무 뚜렷하다. AI 반도체 한 곳에 모든 매수세가 집중되고, 그 외 섹터는 차익실현 대상이 됐다. 이런 쏠림이 단기적으로는 강한 상승의 동력이지만, 뒤집힐 때의 충격도 함께 키운다.
(5월 5일)은 어린이날 휴장이다. 다음 거래일은 5월 6일 수요일이다. 그 사이 미국에서는 화요일 밤 AMD와 ARM 홀딩스 실적 발표가 있다. 인텔이 만든 AI 추론 수요 서사를 AMD가 이어받느냐가 5월 6일 국장 반도체 흐름을 결정한다. ARM 가이던스가 한국 반도체 소부장에 직접 영향을 준다.
호르무즈 '프로젝트 프리덤' 결과가 5일 동안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건이다. 작전이 평화롭게 진행되면 유가 하락과 함께 시장 추가 상승 동력이 되지만, 충돌이 발생하면 5월 6일 개장이 갭다운으로 시작될 수 있다.
오늘 SK하이닉스가 시총 1,000조원을 넘었다. 한국 증시 역사에 두 번째다. 2026년 시작 시점 60만원대였던 주가가 4개월 만에 144만원이 됐다. 같은 회사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시장이 그 회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다. 1년 전에 같은 회사를 보고 60만원이라고 했던 시장이, 오늘은 144만원이라고 한다. 가격은 결국 합의된 숫자이고, 그 합의가 얼마나 빠르게 바뀔 수 있는지를 오늘 SK하이닉스 주가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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