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7년 차,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어디 가다 하소연할 곳도 없고, 속만 까맣게 타들어가다 글을 씁니다. 제 아내의 지독한 '로또 중독'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남들 다 하는 가벼운 취미인 줄 알았습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낙첨된 영수증을 보며 "아이고, 아깝다! 다음 주엔 본전 찾자" 하고 웃어넘기는 수준이었으니까요. 일주일의 소소한 행복이라 생각해서 만 원, 2만 원 쓰는 건 터치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아내의 행동이 도를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아내는 단순히 운에 맡겨 로또를 사지 않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거실 바닥에 수십 장의 역대 당첨 번호 인쇄물을 펼쳐놓고 무슨 고시 공부하듯 형광펜을 칠해가며 '번호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홀짝 비율이 어떻고, 이번 주는 어떤 숫자가 나올 차례라며 밤을 샙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인터넷에서 한 달에 수만 원씩 내는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더니, 최근에는 '이번 주 당첨 확률 대박'이라는 문자에 속아 수백만 원짜리 VIP 필터링 번호를 결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카드 명세서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때 크게 싸웠지만, 아내는 오히려 당당하더군요.
"내가 내 배 불리려고 이래? 우리 당첨되면 대출 다 갚고, 좋은 집으로 이사 가고, 당신 고생 안 시키려고 그러는 거야! 다 우리 가족 잘되자고 투자하는 건데 왜 내 기를 죽여?"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 '투자'라는 명목으로 매주 길바닥에 버리는 돈만 수십만 원입니다.
토요일 저녁에 낙첨되면 온 집안 식구들에게 신경질을 부리고, 하루 종일 머리가 아프다며 누워만 있습니다. 그러다 일요일 밤이 되면 또다시 '이번 주엔 진짜 된다'며 꿈해몽 사이트를 뒤지고 있습니다.
어쩌다 길을 가다가 '로또 명당'이라는 표지판만 보면 차를 급정거해서라도 줄을 서야 직성이 풀리는 아내. 마트에서 장을 볼 때는 100원, 200원 아끼려고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고르면서, 로또 판매점 앞에서는 몇만 원짜리 지폐를 망설임 없이 내미는 아내의 이중적인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턱 막힙니다.
희망을 품는 것과 요행을 바라는 건 엄연히 다른 건데, 아내는 이미 일확천금이라는 늪에 완전히 빠진 것 같습니다. 성실하게 땀 흘려 버는 돈의 가치를 잊어버린 아내를 보면, 앞으로 이 사람을 믿고 가정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두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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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써주는익명사연
3일 전
안녕하세요.
익명사연함에 올리는 글은 보내주신 회원님의 글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욕설이나 상처되는 말은 자제 부탁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