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결혼 7년 차, 현재 아내와 심각하게 이혼을 논의 중인 3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아내와는 성격 차이와 고부갈등, 그리고 수년간 쌓인 감정의 골로 인해 몇 달 전부터 별거 중입니다. 이미 서로의 변호사를 통해 재산분할과 양육권 문제를 조율하고 있는, 사실상 서류 도장만 안 찍었지 남남이나 다름없는 상태입니다. 매일이 지옥 같고 쓰라린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연애 시절부터 저를 "형부, 형부" 하며 유난히 잘 따르던, 아내와 네 살 터울인 처제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언니 몰래 마지막으로 술이나 한잔 사달라는 거였습니다. 마음이 복잡했지만, 처제와는 워낙 허물없이 지냈고 처가 식구들 중 유일하게 제 입장을 이해해 주던 사람이라 별 의심 없이 만났습니다.
포장마차에서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는데, 처제가 평소와 다르게 술을 급하게 마시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진 채 제 손을 덜컥 잡았습니다.
"형부... 아니, 오빠. 나 이제 형부라고 안 부를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무슨 소리냐며 손을 빼려는데, 처제가 더 세게 잡으며 속마음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나 대학 졸업할 때부터 언니가 형부한테 함부로 하는 거 보면서 매일 속상했어. 왜 저렇게 좋은 사람을 힘들게 할까... 사실 나 언니보다 내가 먼저 오빠 좋아했어. 언니랑 이혼하면, 다른 사람 만나지 말고 나한테 와주면 안 돼? 내가 오빠 상처 다 아물게 해줄게."
처제의 눈빛은 술김에 하는 장난이 아니라, 오랫동안 숨겨온 감정을 토해내는 진심 그 자체였습니다. 순간 멍해졌습니다. 아내에게 상처받아 황폐해진 마음에 처제의 따뜻한 위로와 흔들리는 눈빛이 아주 잠시,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위험하게 파고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무리 아내와 갈라서는 마당이라 해도, 처제와 이런 감정으로 얽히는 건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너는 거니까요. 향후 이혼 소송에서 법적으로 심각한 유책 사유가 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두려움도 엄습했습니다.
저는 "네가 술이 과했다. 오늘 한 말은 못 들은 걸로 하겠다"며 서둘러 계산을 하고 처제를 택시에 태워 보냈습니다.
문제는 그날 이후입니다. 처제는 미안하다는 말 대신, *"내 마음은 진심이니까 도망치지 말아 달라"*며 매일 밤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습니다. 아내와의 진흙탕 싸움 속에서, 처제의 유혹은 잔인할 만큼 달콤하면서도 무서운 덫처럼 느껴집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끊어내야 할지, 제 마음조차 흔들릴까 봐 제 자신이 너무나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