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절대 권력자, 무뚝뚝함의 끝판왕이신 아버지를 180도 바꿔놓은 녀석을 고발합니다!"
2년 전 겨울, 동네 골목에서 추위에 떨며 울고 있던 아기 길고양이를 차마 지나치지 못하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평소 동물을 질색하시던 아버지는 난리가 나셨죠. "당장 내다 버리지 못해?! 동물 털 날리는 거 딱 질색이다!"라며 호통을 치셨고, 저는 눈치를 보며 제 방에서만 조심히 키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더니,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었습니다. 새벽에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가보면, 아버지가 거실 한복판에 누워 "나비야~ 츄르 줄까? 요 조그만 게 누굴 닮아서 이렇게 예뻐?" 하며 혀 짧은 소리를 내고 계시는 게 아니겠어요?
이제는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아버지는 퇴근하시면 자식들 안부는 묻지도 않으시고 "우리 나비, 밥은 먹었냐?"라며 고양이부터 찾으십니다. 주말에는 홈쇼핑을 보시며 "어이구, 저 캣타워 튼튼해 보이네" 하시고는 최고급 캣타워를 주문해 거실 명당자리에 딱 설치해 두셨더라고요.
무뚝뚝하던 집안 분위기가 이 작은 고양이 한 마리 덕분에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나비를 보면 가끔 질투도 나지만, 아버지가 활짝 웃으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