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년 차, 남편의 심한 코골이와 잠버릇 때문에 각방을 쓰기 시작한 지 어느덧 5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편하게 숙면을 취하자며 방을 나눴는데, 이게 부부 관계의 파탄을 불러올 줄은 몰랐습니다. 방이 나뉘니 자연스럽게 잠자리는 아예 없어졌고, 침대 위에서 나누던 소소한 베갯머리송사(대화)도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안방 침대에 혼자 누워있으면 이 넓은 침대에서 내가 왜 혼자 자고 있나 처량한 생각이 듭니다.
가끔은 남편 방에 슬쩍 건너가 옆에 누워보기도 하지만, 남편은 "좁아서 불편하다, 네 방 가서 자라"며 귀찮아합니다. 오랜 시간 육체적 접촉이 없다 보니 서로를 대하는 태도마저 가족이 아닌 동거인처럼 딱딱해졌습니다. 침대 위에서의 온기를 잃어버린 부부가 과연 앞으로 남은 인생을 부부라는 이름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회의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