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들 때 등을 돌린 남편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40대 중반, 결혼 15년 차) | 당근 카페
대신써주는익명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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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들 때 등을 돌린 남편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40대 중반, 결혼 15년 차)
경제적 위기를 겪은 후, 남편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3년 전 남편이 하던 사업이 크게 기울면서 저희 집은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작은 전세방으로 옮겨야 했죠. 저는 남편을 원망하기보다, 어떻게든 같이 살아보려고 낮에는 파트타임으로, 밤에는 부업을 하며 악착같이 버텼습니다.
정작 절망스러웠던 건 돈이 없는 현실이 아니라 남편의 태도였습니다. 남편은 무기력증과 자격지심에 빠져 매일 술을 마셨고, 아이들과 제게 날카로운 신경질을 부렸습니다. 제가 고단한 몸으로 퇴근해 "우리 조금만 더 힘내자"고 손을 잡으려 하면, 남편은 "네가 날 무시해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냐"며 손을 뿌리쳤습니다. 정작 위로와 가장의 책임이 필요할 때, 남편은 방구석으로 숨어버렸습니다.
이제는 다행히 빚도 많이 갚았고 형편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남편도 다시 직장을 구해 성실히 다닙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남편이 웃으며 말을 걸 때마다, 내가 가장 처절하게 울부짖을 때 방관하고 화만 내던 남편의 차가운 눈빛이 떠오릅니다.
남편은 "지나간 일인데 이제 그만 풀라"고 하지만, 제 안의 신뢰는 이미 깨진 도자기 같습니다. 겉으로는 평온한 척 지내고 있지만, 제 마음속 남편의 자리는 이미 비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