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별 거 아닌 일로 시작됐어요.
그날 저녁에 너무 지쳐있었습니다.
애들 챙기고,
일하고,
집안일까지 하고 나니까
진짜 밥 차릴 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냉장고에 있던 반찬 꺼내고
계란후라이 하고
된장찌개 데워서 간단하게 차렸어요.
근데 남편이 밥상 보자마자 표정이 싹 굳더라고요.
그리고 첫마디가
반찬이 이것밖에 없어?
였습니다.
순간 너무 허무했어요.
솔직히 엄청 대단한 밥상은 아니었어요.
근데 그렇다고 굶긴 것도 아니고,
제가 하루종일 논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제가
오늘 너무 힘들어서 간단히 했다 했더니
남편이 갑자기 한숨 쉬면서
요즘 집에서 제대로 된 밥 먹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러는데 진짜 눈물이 확 나더라고요.
참고로 저는 맞벌이입니다.
근데 남편은 아직도
집밥은 당연히 아내 몫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날 저도 결국 터졌어요.
그럼 당신이 해먹든가
나도 사람인데 맨날 완벽할 순 없다
했더니 갑자기 분위기 완전히 싸해졌습니다.
근데 더 충격이었던 건
남편이 그다음에 한 말이에요.
요즘 너 변한 것 같다
예전엔 안 이랬는데
그 말 듣는데
진짜 정이 뚝 떨어졌어요.
제가 변한 게 아니라
지친 건데요.
연애 때처럼 웃으면서 밥 차리는 사람으로만 남아있길 바라는 건가 싶고…
결국 그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각방 쓰듯 따로 잤습니다.
근데 문제는
그 싸움 이후로 마음이 너무 멀어진 느낌이에요.
예전엔 그냥 싸우고 끝났는데
이번엔 진심으로
이 결혼 계속해야 하나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남편은 아직도 자기가 뭐가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고,
저는 이제 밥 차리는 시간만 되면 스트레스받습니다.
결혼생활이 원래 이렇게 사소한 것들로 무너지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