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154kV 변전소(또는 수전 시설)’는 한국전력으로부터 154,000V(볼트)의 초고압 전력을 받아 대규모 반도체 공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전력 기반 시설을 의미합니다.
반도체 공장은 단 1초만 전기가 끊겨도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전기 먹는 하마'이자, 전력 안정성이 생명인 곳입니다. 이를 위해 사업장 내부에 별도로 구축한 초고압 변전 시설이 바로 이 154kV 시설입니다.
1. 왜 154kV라는 엄청난 전압으로 받나요?
반도체 팹(FAB) 안에는 수천 대의 첨단 장비(EUV 노광기, 식각기 등)가 24시간 내내 동시에 돌아갑니다. 평택이나 기흥·화성 같은 대형 반도체 캠퍼스는 웬만한 대도시 전체가 쓰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합니다.
이처럼 많은 전기를 일반 가정용 전압으로 보내면 송전 과정에서 저항 때문에 대부분 열로 날아가 버립니다. 따라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엄청난 전류를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한국전력의 초고압 송전선로를 통해 154kV(또는 더 큰 규모는 345kV)로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것입니다.
2. 154kV 시설의 핵심 역할
감압(초고압에서 사용 가능한 전압으로): 한전에서 온 154,000V의 전기를 변압기를 통해 공장 내부 장비나 유틸리티 시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압(예: 22,900V, 6,600V, 440V 등)으로 안전하게 낮추어 분배합니다.
찰나의 정전도 막는 '무정전 시스템': 반도체 공정은 전압이 미세하게 흔들리거나 순간 정전(찰나의 멈춤)만 발생해도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154kV 변전 시설은 선로를 이중화·삼중화하여 한쪽 선로에 문제가 생겨도 즉시 다른 선로로 전력을 공급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3. 삼성반도체 내부에서의 의미
일반적으로 반도체 라인을 증설할 때 팹동(공장)만 짓는 것이 아닙니다. 팹동이 제대로 가동되려면 물을 처리하는 그린동, 가스를 공급하는 UT(유틸리티)동, 그리고 전기를 책임지는 154kV 변전소가 세트로 함께 건설되어야 합니다.
삼전인들 사이에서는 출근 동선이나 인프라 위치를 말할 때 "154동 근처", "그린동 옆" 같은 식으로 이 시설들의 이름을 이정표처럼 자주 사용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