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만 :
감독이라고 하면 뭐 했냐는 질문이
세상 제일 괴로웠는데
유후~ 이제 나도 할 말이 생겼다.
그러다가도 끝까지 완주 못 하면 어떡하지?
줄반장도 해 본 적 없는 놈이
어떻게 200명을 이끌어 가?
못 한다고 개망신당하기 전에 그만두라고.
시끄러워, 할 거라고.
어마어마하게 무서울 건데
무섭다고 말하면 없어 보일까 봐 그게 더 무서워요.
변은아 :
걱정하지 마요.
도망가고 싶다고 하면 내가 도망가게 해 줄 거에요.
어떻게든.
두려움은 견디는 게 아니에요.
그건 견딜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런 걸 견디래?
그렇게 두지 않을 거에요.
어려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하나였어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거.
치욕스럽게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거.
가슴은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두근대는데
아무렇지 않게 학교가고 혼자 먹고 혼자 자고.
그랬던 공포, 감독님이 겪게 두지 않을 거에요.
같이 도망가자고 하면 같이 도망갈 거고.
평생 숨어 살자고 하면 같이 숨어 살 거에요.
황동만 :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