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 :
할머니, 나 진짜 정신병인가봐.
다 너무 후회되고 걱정되서 아무것도 못하겠어.
할머니 :
뭐가 그렇게 후회고 걱정이야?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아직 멀었는데!
미지 :
모르겠어.
나도 진짜 나가야 되는거 아는데
다시 아무것도 아닌 때로 못 돌아가겠어.
거기 밖에 돌아갈 데가 없는 것도 아는데
너무 초라하고 지겨워.
나한테 남은 날이 너무 길어서 아무것도 못하겠어.
할머니, 나 너무 쓰레기 같아.
할머니 :
사슴이 사자 피해 도망치면 쓰레기야?
소라게가 잡아 먹힐까봐 숨으면 겁쟁이야?
다 살려고 싸우는 거잖아.
미지도 살려고 숨은거야.
암만 모냥 빠지고 추저분해 보여도
살자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거야.
미지 : 할머니
할머니 : 우리 애기 괜찮아, 응?
툭툭 털고 일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