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텐데도,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있을 텐데도, 내가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 너는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영영 닿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말했으니까. 하지만 시간은 너를 데려가지 못했다. 대신 선명했던 얼굴만 흐리게 만들었고, 나는 이제 네 목소리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웃을 때 눈이 어떻게 접혔는지, 화가 나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조금씩 잊어가고 있다. 그게 더 슬프다. 그리운 것도 아픈데, 잊혀져 간다는 건 더 아프다.
어느 날은 문득 네 이름을 떠올리다가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 보고 싶어서 우는 건지, 다시는 볼 수 없어서 우는 건지, 아니면 이제는 네가 없는 삶에 익숙해져 버린 내가 미워서 우는 건지 모르겠다.
사람은 참 이상하다. 곁에 있을 때는 영원할 것처럼 사랑하고, 떠난 뒤에는 평생 잊지 못할 것처럼 아파하다가, 결국은 살아간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웃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