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여름.
뜨거웠던 추억이 그려지던 그때, 진성은 한 여자를 만났다.
진성이 만났던 그녀는 여리여리한 몸매였지만, 큰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가슴 크기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니 그건 그렇다 치자.
그런 여자를 찌질남 진성이가 어디에서 만났느냐고?
‘별스타그램’이라는 SNS를 통해서였다.
정말 우연히 추천 친구에 뜬 그녀.
진성은 술에 만취해 알딸딸한 기분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놀랍게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
그리고 진성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그대로 잠이 들었다.
이튿날.
진성은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나 가장 먼저 휴대폰을 확인했다.
별스타그램 메시지가 와 있다는 표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누군가랑 메시지를 주고받은 건 기억나는데…
뭐라고 보냈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
긴장된 마음으로 메시지를 하나씩 확인해 나갔다.
(실수라도 했으면… 진짜 큰일인데.)
하지만 메시지 내용은 의외였다.
평소의 진성답지 않게, 마치 밀크초코처럼 부드럽고 자상한 말투가 담겨 있었다.
“엥? 내가 보낸 거라고? 토 나올 것 같은데…”
진성은 메시지를 읽다가, ‘만나자’는 약속이 잡혀 있는 걸 발견하고 기겁했다.
“현실이야…? 13일 토요일이면 내일인데…”
계속 메시지를 읽어 내려가던 진성은 점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SNS 대화 몇 번 했다고 남자를 만난다고?
사이비 종교거나 보험사 직원 아닐까?)
그저 진성 혼자만의 의심이었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
결국 그는 다음 날 약속 장소로 나갔다.
저녁 8시.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고…
15분쯤 지났을 때였다.
“저… 혹시 SNS에서 만나기로 한 분…?”
여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진성은 평소 “별스타그램 사진은 다 사진빨”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눈앞의 여자를 보는 순간, 그 말이 틀릴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여리여리한 몸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피부가 좋다는 게 느껴졌고 스타일도 정말 예뻤다.
(아니… 이런 여자가 왜 SNS로 남자를 만나지…
가만히 있어도 남자가 줄을 설 텐데…)
그녀의 두 눈을 멍하니 바라보던 진성.
“저기요~”
그녀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늦어서 미안하다며 커피는 자기가 사겠다고 했고, 둘은 함께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앉은 진성은 긴장한 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시죠?”
“네? 어떤…?”
“SNS에서 사람 만나는 거요.”
진성은 마치 속마음을 들킨 것처럼 말문이 막혔다.
“그냥… 남자들한테 지쳐서요.
어제 대화를 나눠보니까, 진성 씨는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점이요?”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느낌이랄까… 이해심도 많아 보이고요.”
술김에 했던 대화가 그녀에게는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술김에 나온 모습일 뿐, 평소의 진성과는 다를 수도 있었다.
이후로도 둘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녀를 보며, 진성은 확신했다.
(사이비도, 보험사 직원도 아니네…)
“선영 씨는 직장인이세요?”
“네, 평범한 회사 다녀요.”
“솔직히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 너무 예쁘신데요.”
아, 이 이야기를 빼먹을 뻔했다.
선영이 마스크를 벗은 순간, 진성은 한눈에 반해버렸다.
“오는 남자들은 많은데… 제가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어서요.”
“이상형은 어떤 분이세요?”
“이해심이 넓은 사람이요.”
“그거 하나면 되나요?”
“이해가 있어야 사랑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해가 없다면 결국 깨지게 되니까요.
물론 한쪽만이 아니라… 서로 이해해줘야겠죠.”
“그런데… 이해심이 넓은지는 만나 보기 전엔 모르는 거 아닌가요?”
그녀가 살짝 미소 지었다.
“그래서 지금 만나고 있잖아요.”
그 말에,
진성의 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