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쾅—!”
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잠시 뒤, 다른 방 문이 열리며 거친 욕설이 흘러나왔다.
“아… 씨X…”
쾅, 쾅—!
“어이, 아저씨. 나와봐요.”
잠깐의 정적.
그리고 문이 벌컥 열렸다.
방 안에서 나온, 키가 작은 아저씨가 무심한 얼굴로 물었다.
“왜?”
문을 두드리던 남자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하… 아저씨, 내가 문 세게 닫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습니까?
근데 오늘도 또 이러시네? 내 말이 말 같지가 않아요?”
작은 키의 아저씨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대꾸했다.
“실수로 그럴 수도 있지. 젊은 양반이 왜 그렇게 예민해?”
그 말을 듣는 순간, 남자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아, 진짜 장난하세요? 내가 한두 번 말했어요?
나보다 나이 많은 것 같아서 어른 대우 해줬더니, 뵈는 게 없나 보네?
한 주먹 거리도 안 되는 게 진짜.”
작은 키 아저씨는 잠시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비웃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그럼… 옥상으로 따라와.”
“좋아. 한 판 붙자는 거지? 후회하지 마”
두 사람은 더 말없이 옥상으로 향했다.
그 소리를 듣고 있던 고시원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둘 문을 열고 나왔다.
구경거리를 놓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나도 그들 사이에 섞여 옥상으로 올라갔다.
-고시원 옥상-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고시원 옥상에는 단 한 번도 올라와 본 적이 없었다.
빨래도 대부분 방 안에서 해결했으니, 올라올 이유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옥상 한가운데, 낡은 복싱 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모를 그 링 주변으로,
고시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원을 그리며 자리를 잡았다.
작은 키 아저씨는 익숙하다는 듯 아무 망설임 없이 링 위로 올라섰다.
반면, 문을 쾅쾅 치던 아저씨는 링 밖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어이. 싸우자며. 왜 안 올라와?”
“아… 씨, 이 링이 이런 데 쓰는 거였구만.”
그제야 그는 투덜거리며 링 위로 올라왔다.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려던 그때—
끼익.
옥상 문이 열렸다.
고시원 총무가 들어왔고,
그 옆에는… 처음 보는,
나이가 꽤 있어 보이는 남자가 함께 서 있었다.
순간, 주변의 공기가 묘하게 가라앉았다.
- 이 소설은 제가 고시원에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그땐 진짜 자기만 알고 문 쾅 쾅 닫고 방에서
TV소리 크게 틀고 등등 배려 자체가
없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옥상에 링이 있으면
링에서 싸우자 도전을 하고
서로 깽값은 없이 계약서도 작성해서
뒤지게 패주고 싶다 라는 상상에서
탄생한 소설입니다. 2화 까지만 써놨었고요
3화 부터 다시 써내려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