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아저씨는
무언가를 말해줄 듯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담배좀 피고 올게.”
그 말을 남기고
포장마차 밖으로 나갔다.
순간,
테이블 위에는
나와 지순 둘만 남았다.
어색한 침묵.
나는 괜히 잔을 만지작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지순 씨… 술 마실 줄 알아요?”
지순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거의 안 마셔봤어요.”
의외라는 듯
나는 살짝 웃으며 물었다.
“대학교면… 엠티 같은 데 가서
다들 한 번쯤은 마시지 않나요?”
지순이 잠시 시선을 피했다.
“제가…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걸 잘 못해서요.”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동안 그런 모임은
다 핑계 대고 안 갔어요.”
나는 더 묻지 않았다.
그 대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럼… 오늘은 조금만 마셔보는 거 어때요?”
지순이 나를 바라봤다.
잠깐 고민하는 듯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은 괜찮겠죠.”
나는 소주를 따랐다.
투명한 액체가
잔을 채웠다.
지순은 잔을 들고
잠깐 망설였다.
그리고—
홀짝.
작게 한 모금.
잠시 후,
다시 한 모금.
결국 한 잔을
천천히 비웠다.
…그게
내 실수였다.
지순은 술에 약했다.
얼굴이 금세 붉어지더니
눈이 풀렸다.
“지순 씨… 괜찮아요?”
대답이 없었다.
고개가
힘없이 기울었다.
그리고—
그대로
테이블에 얼굴을 파묻었다.
나는 당황한 채
지순을 바라봤다.
완전히 취해버린 상태였다.
지순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집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
하지만—
지순을 업고
그 거리를 이동하는 건
무리였다.
결국 택시를 잡았다.
지순을 조심스럽게 태우고
집 앞까지 도착했다.
택시가 떠나고
나는 한숨을 내쉰 뒤
지순을 등에 업었다.
생각보다 더 가벼웠다.
조심스럽게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끼익—
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조용했다.
이상할 정도로.
집 안에는
아무 인기척도 없었다.
나는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보니
보이는 지순의 방.
붉은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래.
지순을 방에 데려다준다는 핑계로
나는—
드디어
이 집의 비밀인
빨가방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