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아저씨가 집 안으로 들어섰다.
팽팽하게 굳어 있던 공기가
순간, 미묘하게 흔들렸다.
주인아저씨의 시선이
천천히 상황을 훑었다.
그리고
최씨아저씨에게로 향했다.
“인철이… 자네가 그런 쪽 사람인 건 알고 있었지만,”
잠시 말을 멈춘다.
“이렇게 집 안까지 들이닥치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내려앉는 말이었다.
최씨아저씨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짧게 끝낼 수 있는 말이었지만
그는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되뇌듯 이어갔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때였다.
주인아저씨의 시선이
천천히 김주만에게로 옮겨갔다.
“주만이.”
그 한마디에
공기가 다시 한 번 가라앉았다.
“자네도 이제 가보게.”
김주만의 눈이
순간 흔들렸다.
그는 주인아저씨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리고—
“혹시… 창녕군에서…?”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의 눈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맺힐 듯 흔들렸다.
주인아저씨는
아무 표정 없이 그를 바라봤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담담한 목소리.
“지금이 중요하다면…
여기서 그만두고 돌아가게.”
잠시 침묵이 흘렀다.
김주만의 시선이
천천히 최인철에게로 향했다.
원망.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렸다.
“가자.”
짧은 한마디.
두 명의 조직원들이
그를 따라 움직였다.
문이 닫히고
집 안에는
다시 정적이 내려앉았다.
잠시 후—
주인아저씨가
최씨아저씨를 바라봤다.
“부엌으로 와.”
짧은 말.
최씨아저씨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부엌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고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서 있었다.
부엌 안.
최씨아저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고개를 깊게 숙였다.
주인아저씨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네가 비밀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잠시 시선이 멈춘다.
“하지만… 사람까지 죽인 줄은 몰랐네.”
최씨아저씨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제가 사람을 죽였다면…
여기에 있지 못했을 겁니다.”
담담하게 내뱉었다.
“지금쯤 감옥에 있겠죠.”
주인아저씨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반응은
믿음이 아니라
선 긋기에 가까웠다.
“그 말… 변명으로 들리는군.”
짧게 잘라 말했다.
“앞으로 네 거취를 생각해보자고.”
그 말을 끝으로
주인아저씨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부엌을 나갔다.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지순도 마찬가지였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심장이
아직도 빠르게 뛰고 있었다.
“저… 저는 좀 쉬겠습니다.”
겨우 입을 열었다.
지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럴게요.”
우리는 서로를 한 번 바라본 뒤
각자의 방으로 향했다.
저녁이 될 때까지
나는 같은 생각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인 걸까.
최씨아저씨는 조폭.
그건 이제 확실해졌다.
그렇다면—
주인아저씨는?
김주만이라는 이름을
아무렇지도 않게 부르던 모습.
단순히 아는 사이로는
설명되지 않는 거리였다.
평범한 사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리저리 생각이 꼬여가던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조용한 집 안에
작게 울리는 소리.
똑…
똑…
노크였다.
잠시 후,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저기… 우연이, 방에 있나?”
최씨아저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