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우리에게 다음 생이 있을까?”
“글쎄, 이런 상황이면 더이상은 없지 않을까?”
“역시 그런가? 아쉽다. 당신이랑 좀 더 해보고 싶은게 많았는데 말이야. 요 앞에 새로 생긴 크레페 가게에도 같이 가보고 싶고, 작은 화단도 꾸며보고 싶고, 당신과 나를 닮은 아이와 함께 살고 싶ㄱ...“
종말의 끝에서도 마당에 누워 붉은 하늘을 보며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그녀를 보며 생각한다.
‘왜 이렇게 될 때까지 당신과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그래도... 만약에, 진짜 만약에 말이야. 우리에게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나를 찾아와줄 수 있어?”
“물론이지. 물론이지. 물론이ㅈ...”
흐르는 눈물 사이로 나는 같은 대답만을 반복한다.
그녀는 내 눈물을 닦아주고는 입을 맞춘다.
하늘 가득 내려오는 권력자들의 탐욕이 피워낼 죽음의 꽃들도 지금의 우리보다 뜨겁지는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