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고요한 시간, 내 페이스대로 일상을 통제할 수 있는 지금의 삶이 참 안전하고 편안해요.
하지만 낮 동안 에너지를 전부 쏟아내고 불 꺼진 방에 돌아오면, 불쑥 짙은 공허함이 밀려와 누군가에게 깊이 기대고 싶어지곤 합니다. 수많은 사람 중에 나와 주파수가 완벽히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 혹여나 그 관계로 인해 내가 애써 유지해 온 삶의 궤도와 밸런스가 흔들리진 않을지 너무 두려워요.
스치듯 가벼운 만남보다는 서로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단단하고 책임감 있는 관계를 갈망하거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내 공간과 감정을 내어주다가, 사소한 다툼이나 감정 소모로 완전히 지쳐버릴까 봐 덜컥 겁이 납니다. 흔들림 없이 한 사람과 온전하고 평온한 안식처를 만들어가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제 삶에서는 늘 완벽함을 추구하며 모든 걸 통제하고 싶은데, 막상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서툴러지는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