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울 앞에 설 때마다 텅 빈 제 모습이 너무 낯설고, 억눌린 불안과 외로움이 왈칵 쏟아질 때가 있어요. 완벽해지려고 매일 숨 막히게 노력하지만, 정작 지친 내 마음을 안전하게 뉘일 곳 하나 없다는 게 서글퍼요. 여중, 여고를 거치며 좁은 관계에 갇혀 지내다 보니, 제 탁해진 에너지를 비워주고 맑은 영감을 나눌 사람을 어디서 만나야 할지 막막하기만 해요. 우연히 누군가와 대화를 나눠봐도, 과거의 불쾌했던 기억 탓에 몸부터 굳어버리고 뒷걸음질 치게 되고요.
쉽게 만나는 어플은 결코 제 영혼의 구원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더 피하게 돼요. 주변에선 다들 평생의 짝을 찾아가는데, 그들은 대체 어디서 그런 흔들림 없는 확신을 얻은 걸까요? 가장 밑바닥의 내 모습, 때로는 미워지는 내 그림자까지도 온전히 품어줄 수 있는 관계가 세상에 존재하긴 하는 걸까요? 서로의 숨결이 닿아도 긴장되지 않고, 오히려 차분히 이완되는 그런 맑은 인연을 저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