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과에 속하는 맹금류로 몸 길이
약 60센티인 솔개의 수명은 70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태어난지 40년이 되면
부리와 발갈퀴가 무뎌져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하죠.
난생 처음 제 삶과 죽음을 응시해야
하는 순간을 맞게 됩니다.
사냥을 하지 못하는 처지를 선선히
받아 들이고 산 속 깊이 들어가 굶어
죽는 것.
그것을 받아 들일 수 없다면
솔개는 앞으로 150일 간의 처절한
환골탈태를 감내해야 합니다.
사냥에 방해가 될 만큼 길어진 부리를
스스로 바위에 쪼아 깨고, 피투성이 된
날카로운 부리로 무뎌진 제 발톱을 뽑아
냅니다. 새로난 발톱은 살이 차기 시작하자
마자 무거워진 깃털을 모두 뽑아내고 가벼운
새 깃털이 나기를 기다립니다.
이 참혹한 환골탈태의 기간이 150일 이라고
합니다. 150일 동안 제 몸을 뜯어 새롭게
태어난 자만이 남은 30년을 다시 사냥하며
살 수 있다고 하죠.
물론 이 이야기는 생물학적 근거가 없는
신화 혹은 우화에 가깝습니다.
솔개의 수명은 기껏 해야 20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하니 부리나 발톱을 뽑아야
할 이유는 애초에 없습니다
허나, 우리 보다 앞서 살았던 이들은
솔개를 환골탈태의 화신으로 기록 하고
싶었나 봅니다.
1962년 생으로 서울대 음대를 다닌
윤명환은 우리가 잘 아는 한영애의
<누구없소>를 만든 블루스 뮤지션
윤명운의 동생입니다.
그의 천재성은 가까운 사람들의 입에
회자가 되고 있지만 현재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80년대 후반 <목로주점>을 불렀던 포크
가수 이연실과 12살 아래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결혼하여 부부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과 달리 12살 나이차,그것도 여성이
연상인 경우,사람들의 입방아와 의심의
눈초리는 견디기 힘든 위험한 선택이었
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음악 동지로,사랑하는 연인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가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력도 불안했던 윤명환은
좌절했고, 예측하기 힘든 사람이 되어 갔
습니다. 90년 초, 결국 여러 추측들을 뒤로 하고 요절합니다.아내였던 이연실 역시
이후 무대를 떠나죠.
그렇게 윤명환은 생전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단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지상에서
제 흔적을 지워 버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후 30여 년이 흘렀다 하더라도 이 노래가 어디선가 들릴때면 우리는
그의 이름을 기억해야 합니다.
궁핍하고 을씨년스러웠던 제 5공화국의
새벽에 넋두리 처럼 불렀던 윤명환의
노래.
<솔개>를 가사를 새기며 들어 봅니다.
솔개 윤명환 작사.곡.노래
우리는 말 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권태 속에 내뱉어진 소음으로
주위는 가득차고
푸른 하늘 높이 구름 속에 살아와
수많은 질문과 대답 속에
지쳐버린 나의 부리여
스치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어느덧 내게 다가와
종잡을 수 없는 얘기 속에
나도 우리가 됐소
바로 그 때 나를 비웃고
날아가버린 나의 솔개여
수많은 관계와 관계 속에
잃어버린 나의 얼굴아
애드벌룬같은 미래를 위해
오늘도 의미없는 하루
준비하고 계획하는 사람 속에
나도 움직이어라
머리 들어 하늘을 보니
아련한 친구의 모습
수많은 농담과 한숨 속에
멀어져간 나의 솔개여
https://youtu.be/jxwRc0VQJ2Y?si=kGen0v1OBn946s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