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랑: "자기야, 나는 진짜 우리 닮은 아이가 집안에 뛰어다니는 상상만 해도 행복하거든. 근데 자기는 왜 자꾸 '무자녀'가 더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고 하는 거야?"
나: "단순히 '안 낳고 싶다'는 게 아니잖아. 요즘 세상이 얼마나 팍팍해.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아이가 태어났을 때 우리가 줄 수 있는 환경이 완벽하지 않다면 그게 오히려 무책임한 거 아닐까? 난 준비 안 된 상태로 부모가 되는 게 더 이기적이라고 봐."
예비 신랑: "완벽하게 준비된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어? 다들 부딪히면서 키우는 거지. 그리고 우리가 이만큼 노력해서 일궈놨는데, 경제적인 게 전부는 아니잖아. 사랑으로 채워줄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나: "사랑만으로 해결 안 되는 게 현실이야. 교육비, 주거 문제, 게다가 아이가 마주할 미래의 기후 위기나 경쟁 사회까지 생각하면... 이 험난한 세상에 아이를 내던지는 게 과연 아이를 위한 걸까? 차라리 안 낳고 우리 둘의 삶에 집중해서, 남들한테 손 안 벌리고 깔끔하게 사는 게 더 어른스러운 책임감이지."
예비 신랑: "그건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회피 아냐? 미래가 두려워서 가장 큰 기쁨을 포기하겠다는 거잖아. 나는 오히려 우리 아이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믿어. 우리가 그 길을 열어주는 가이드가 되어주는 게 진짜 책임감이지, 시작도 안 해보고 문을 닫아버리는 건 너무 슬프잖아."
나: "회피가 아니라 직시하는 거야. '남들 다 낳으니까' 혹은 '외로울까 봐' 낳는 게 훨씬 위험한 생각이지. 난 우리 아이가 나중에 커서 '왜 나를 낳았어?'라고 물었을 때, 내가 당당하게 대답할 자신이 있을 때 낳고 싶어. 지금의 사회 구조에서 그 질문에 답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게 내 결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