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네 이웃님들, 오늘 날이 참 좋지요?
제가 오늘 낮에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동네 단골 정육점에 국거리 고기를 끊으러 갔더랬습니다.
지갑을 딱 열고 사장님한테 아주 당당하게 외쳤죠.
"사장님! 여기 소고기 국거리로 '만원어치'만 썰어주이소!"
사장님이 고기를 정성껏 썰어서 검은 봉지에 담아주시길래, 저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 사장님 손에 쥐여주고 봉지를 받아 들고 룰루랄라 집으로 걸어왔습니다.
근데 집에 와서 가방을 열어보니까... 세상에나...
제 손에 들려있는 건 검은 봉지가 아니라, 제 '지갑'이 덩그러니 들려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라서 정신없이 정육점으로 다시 뛰어갔더니, 사장님이 가게 문 앞에 서서 검은 봉지를 흔들며 배를 잡고 웃고 계시더라고요.
제가 사장님 손에 만원짜리 돈을 쥐여준 게 아니라 고기 봉지를 쥐여주고, 제 손에는 지갑이랑 고기 값을 들고 당당하게 집으로 걸어간 거였습니다. 사장님이 뒤에서 "어이구 아주머니! 고기 가져가셔야지 지갑을 주고 가시면 어떡해요!" 하고 목이 터져라 불렀는데, 귀까지 어두워서 듣지도 못하고 파워워킹으로 집에 왔네요.
나이 먹으니 이제 돈이랑 고기도 구분을 못 하나 봅니다. 이웃님들도 요즘 깜빡깜빡하시나요? 저만 이런 거 아니라고 위로 좀 해주셔요.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는 건강한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