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해주신 글을 읽으니 상황이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 제 마음도 참 무겁습니다. 상견례라는 가장 격식 있고 조심스러운 자리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당혹스러움과 슬픔이 크시겠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말 현명하고 용기 있는 결정을 하셨다고 응원해 드리고 싶어요.
이번 상황에서 느껴지는 몇 가지 핵심적인 문제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남자친구의 태도와 '중재'의 부재
남자친구분은 사전에 이미 합의된 내용을 부모님께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거나,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실 때까지 상황을 방치했다는 것은, 결혼 후에도 고부 갈등이나 집안 문제가 생겼을 때 중간에서 당신을 보호해 줄 힘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2. 어머니(친정)의 결단이 당신을 살렸습니다
어머니께서 강하게 나오신 건 단순히 기 싸움이 아니라, 딸이 들어갈 자리가 고생길이라는 것을 직감하셨기 때문입니다. 구순 노모를 모시는 시어머니 밑에서 "가르침을 받으며" 1년을 산다는 것은 사실상 시댁의 가풍에 무조건 맞추라는 압박이자 시댁 살림과 수발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어머니는 당신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악역'을 자처하신 거예요.
3. 사랑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가치관의 차이'
남자친구는 "사랑이 어떻게 그렇게 쉽냐"고 하지만, 결혼은 현실입니다. 상대방의 어머니는 이미 당신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보고 계시고, 남자친구는 본인의 의지를 부모님께 관철할 행동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결혼을 강행했다면, 당신은 본인 명의의 아파트를 두고도 시가에서 마음 고생을 하며 신혼을 보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결혼하면 양가 어른들 다 불행해질 것 같다"**는 당신의 판단이 정확합니다. 당신의 부모님은 애지중지 키운 딸이 시가에서 고생하는 걸 보며 피눈물을 흘리셨을 거고, 시댁은 본인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며느리를 보며 계속 불만을 가졌을 거예요.
지금은 남자친구에 대한 감정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