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앞만 보고 달려온 여러분께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잠시 잊고
▪︎오직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익명 카페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할 고민들이 쌓여가곤 하죠.
이곳은 그런 마음의 짐을 안전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곳입니다.
비밀 고민 무엇이든 털어 넣으세요.
경기도
라이프스타일
서른중반즈음에
인증 2회 · 3일 전
최악의 이사 썰 좀 들어주세요
어제 (05/20) 이사했습니다.
두서 없이 긴 글이라 흥미 없으신 분들을 위해 팩트 요점만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보시고 제가 잘못한 건지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점정리:
- 요청:
1. 포장이사 (오전 8시반 시작)
2. 1톤 트럭 2대
3. 일하시는 분 2분
4. 이사짐: 옷걸이, 옷장, 책상, 컴퓨터, 모니터, 의자, 침대, 선반(렉), 건조기, 이사 박스 (우체국 박스 5호 정도) 20박스 등
5. 기타:
ㄴ 책상에 모니터 본체 분리 및 이사 후 장착, 선반/침대/옷걸이 해체 및 이사 후 조립
ㄴ 실제 짐 이사 박스 35개 정도
ㄴ 이사짐이 1톤 트럭 2대를 넘어가지 않음 여유는 있는 정도
- 결과:
1. 이사 22:30에 끝남
2. 옷걸이/선반(렉) 직접 해체 및 포장, 컴퓨터 및 모니터 직접 분리 및 포장
3. 짐 옮긴 뒤 정리해준 물품 (이외 비닐째 그대로): 그릇, 냉장고 음식, 옷걸이에 걸려있던 옷들
4. 기타:
ㄴ 디퓨저 비닐 안에 쏟겨져 있음
ㄴ 매트리스 5/1 완전 젖음
ㄴ 원목 책상 균열
*두서없는 히스토리: (일기처럼 써봤습니다.)
비가 와서 힘들겠지만 이사날 비온다면 운수 좋아진다길래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완전 포장 이사+ 1톤트럭 2대 + 2명 + 20박스로 계약했고, 귀중품만 챙기면 된다길래 전 날에 귀중품 뿐만아니라 이것저것 제 차에 실을 수 있는 거 꽉꽉 채워놨었어요. 그래서 이전 이사처럼 오후 3시쯤 마칠테니까 끝나고 테니스나 잠깐 치러갈까 생각했죠.
그런데 이사하러 오신 40대로 보이는 분(팀장)이 둘러보시더니 생각보다 양이 많다면서 20박스 넘어갈 거 같고, 넘어가면 1박스당 3만원이라고 그러더라구요. 이미 계약에서 안내는 받았지만 10박스에 30만원 추가된다길래 일단 알겠다하고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추가되는 건 비닐도 돈 받아야한다길래 그냥 종량제봉토 75리터 엄청 사와서 여기 넣어달라 그랬더니 엄청 투덜 거리시더라구요..)
그런데 1명 더 들어오는데 20대 초반의 앳되보이는 엄청 마른 분이 한 분 들어오더라구요.. 그래도 마른 사람 중에 이런 일 잘하는 사람 있으니까 괜찮겠지 했습니다.
팀장은 짐많다고 표정 썩어서 투덜투덜 거리고 있고 20대도 아무 표정없이 조용하길래 그래도 분위기 풀어보려고 커피 한 잔씩 사드렸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꺼내서 말도 걸어보구요. 근데 스몰톡 하다보니 40대는 3개월됐고, 20대는 당일에 당근 알바보고 온 사람이라더군요..
그러고보니 둘 다 손이 느리더군요.. 그래도 묵묵히 일하니까 제대로 하겠거니 하면서 일을 조금씩 도와주고있었습니다.
근데 짐을 다 빼기로 한 11시가 다 됐는데 절반도 안빠지더군요.. 집 주인 분이랑 중개인 분이랑 이사오실 분이 오더니 언제 빠지냐 그러셔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제대로 도우기 시작했습니다. 분해 조립 다 해준다고해서 포장 이사를 선택했는데.. 선반, 옷걸이, 컴퓨터, 모니터 등 제가 다 땀 흘려가면서 분해하고 테이핑했습니다.. 같이 비맞아가며 짐도 싣다보니 옷도 다 젖구요..
오후 1시가 되니 10퍼센트 정도 남아서 이제 새집에 미리 가서 청소해야겠다 싶어서 팀장한테 말했더니 한숨 푹푹 쉬면서 짐이 또 많다고 툴툴 거리더라구요. 이 때까지 아침부터 아아 한 잔 말고는 저도 아무것도 못먹고 화장실도 못간 상태였어요..내가 고용인인데 포장이사인데 이런 대우 받아야하는 건가 싶어서 너무 화가 났지만 어쨌거나 오늘 이사를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참아야겠다 싶어 참았습니다. 이런 말 하기 싫지만.. 관상도 좀 무서워서 화냈다가 망치들고 후두부 가격하실 거 같아서.. 제 후두부를 위해 꾹꾹 참았습니다.. 제가 N이다보니 별 생각이 다 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열받는데 연신 죄송하다 먼저가있겠다 그랬네요.. 열받네..
어쨌든 새집에 가서 바닥 청소를 열심히 했습니다. 짐 놓고 나면 하기 힘드니까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
바닥 청소 다하고 땀 뻘뻘 흘리먕서 신발장도 닦아야겠다하며 문을 여는 순간, 문득 언제 오는거지..? 싶더라구요? 아, 출발할 때 전화해 달라했는데 깜빡했나보다 싶어서 전화했더니 아직 출발을 안했대요.. 차가 한 대가 안왔대요.. 1대 싣고 남은 짐은 1층에 널브러져 있는 상황..
청소 마저하고 주민세터 처리 업무하고 돌아왔는데도 안와서 본사에 전화해서 따졌습니다.. 이게 포장이사 맞냐, 귀중품만 챙기면 된다더니 내가 도와도 아직도 이사중이다, 짐많다고 팀장이 계속 투덜댄다 이거 맞냐, 먼저간다고 하니까 한숨쉬더라 혹시 나도 고용된 거였냐, 계약서에 오전이나 오후타임으로 변경시 추가금 발생이라 써놨던데 저도 혹시 추가금 내야하냐 오전 오후 다 썼으니까, 고객이나 건물 사정으로 이사 지연시 추가금 발생이라던데 내가 기다린 건 누가 보상해주냐 등등..
이후에 전화하니까 팀장의 태도가 바뀌더라구요.. 이제서가 죄송하다느니 빨리 가겠다느니
결국 18시반쯤에 새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너무 열이 받아서 이제 안도와줄테니까 알아서 잘 옮겨주시고 선반 조립도 다 해주세요라고 말하니까 선반은 제가 조립을 안해봐서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래서 하.. 알겠습니다하고 저녁 먹으러 갔습니다.
먹으면서도 그래도 밥은 드시고 해야하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되긴했지만 내가 지금 그걸 걱정해야하는 건가.. 오늘 이제 처음쉬는게 이게 맞나.. 싶어서 그냥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좀 쉬었습니다 카페도 가서 케이크도 먹으면서 당 보충도하고..
근데 전화가 안오더라구요.. 9시까지도..
올라가보니 한창이었습니다… 팀장이 건조기 비닐로 포장해둔 거 뜯고 있으면 알바생은 서서 구경만 하고있고.. 하…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거들었습니다.. 그리고 정리까지 맡기면 이거 오늘 못잔다 싶어서 정리는 일단 생각하지말고 안에 짐부터 옮겨주세요 요청했습니다.
근데 짐 나르드 보니 좋은 향기가 나서 와 이렇게 좋은 향이 난다고? 했더니 디퓨저 병들을 그냥 넣어서 쏟아져있더라구요.. 하.. 원목 책상은 스펀지 같은 거 안 싸고 그냥 들고와서 기스 다 나고 찍히고 균열 나있고..
반찬 유리통은 왜 가방안에 쑤셔 넣었는지 깨져있고..
매트리스도 질질 끌고 오더라구요.. 커버는 씌워져있으니 괜찮겠지 했지만 까보니까 1/5이 젖어있고 더럽혀져있더라구요..
일단 지금 따져서 뭐하겠나 하면서 짐을 열심히 날랐습니다.
결국 22:30에 끝났고 돈을 보내달라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내일 본사랑 이야기해보고 드리겠다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포장이사가 이닌 거 같고 시간이 이게 맞나 싶어서요. 근데 안주시면 집에 못간다고 막무가내로 돈 달라고 계속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어차피 계좌 번호도 회사고 제가 보내드려도 돈 얼마 보내졌는지 모르지 않냐 내일 드리겠다 해도 그냥 눈이 돌아있더라구요. 그래서 후두부를 위해 잔금 보내드렸어요..
근데 계약서에 아래와 같이 총액 55만원 (부가세 10%), 계약금 5만원, 잔금 50만원이라 적혀있으면 그냥 50만원 잔금으로 보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부가세 별도라고 안적혀 있어서 몰랐는데 뭐 더 내야한다느니 이래서 일단 잔금 50만원 보내드렸다하고 가시라고하고 일단락 됐습니다..
나중에 보니 아래와 같이 적혀있긴 하더라구요.. 참..
쨌든 그러고 매트리스도 다 젖었고 집도 개판이라 호텔가서 잤습니다.. 일해야하는데 너무 스트레스고 몸도 고되서 휴가도 급하게냈습니다..
국토부의 정식 등록된 이사업체를 이용 해야 돼요... 혹시 확인안하셨으면 다음 번엔 참고하세요. 저도 잘 모르고 계약을 했는데 다행히 정식 등록된 업체라서 보험 처리를 받았습니다. TV 파손 가구 손상 가전 찍힘 난리도 아니었어요.. 근데 이게 문제가 다 실비로 보상 되기 때문에 손상되면 다 내 손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