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가 있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같이 다녔고, 서로 집 비밀번호도 알 정도로 친했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일은 다 이해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뭔가 이상했습니다.
제가 승진했을 때는 "축하한다" 한마디 없이 "일만 늘어난 거 아니냐?"라고 했고, 차를 바꿨을 때도 "할부 많이 남았겠네"라는 말부터 하더라고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제가 없는 동안 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친구가 "쟤는 원래 운이 좋은 스타일이다"라고 했다는 걸 들었습니다.
제가 노력해서 얻은 결과들을 전부 운으로 치부한 거죠.
그래도 20년 우정인데 제가 예민한 건가 싶어서 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 부모님이 입원하셨을 때 연락 한 통 없던 친구가 자기 이직 고민이 생기자 새벽에 전화해서 2시간 넘게 상담을 하더라고요.
그 순간 갑자기 그동안의 일들이 다 떠올랐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항상 들어주는 입장이었고, 친구는 항상 받는 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20년 우정을 정리하는 게 맞을까요?아니면 제가 서운함이 쌓여서 과하게 생각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