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는 먹고 살기 바빠서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남편 뒷바라지하고, 새벽같이 일 나가고, 아픈 데 있어도 참고 살았죠.
그때는 “엄마는 원래 그런 사람”인 줄 알고 산 것 같아요.
힘든 티 내면 안 되는 줄 알았고요.
아이들 다 키워놓고 나니까 오히려 집이 조용해졌어요.
자식들은 각자 가정 꾸리고 바쁘게 살고, 연락은 명절이나 생일 정도.
서운하긴 했지만 다 그렇게 사는 줄 알고 참고 있었어요.
그런데 손주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갑자기 전화가 자주 옵니다.
“엄마 오늘 시간 돼?”
“애 좀 봐줄 수 있어?”
“엄마밖에 없어.”
이상하게 그 말을 들으면 마음이 또 움직여요.
몸은 무릎 아프고 허리 아픈데도, 애 데리러 가고 이유식 먹이고 밤새 안아줍니다.
자식들이 오랜만에 웃으면서 엄마 찾으니까요.
근데 가끔 씁쓸합니다.
내가 보고 싶은 건지, 내가 필요한 건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손주 안 봐주면 연락도 뜸해질까 봐 괜히 더 애쓰게 되고요.
어느 날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평생 엄마 역할로만 살아왔는데,
정작 “나 자체”로는 한 번도 불려본 적이 없었던 건 아닐까 하고요.
손주는 예쁘죠. 정말 예쁩니다.
그런데 가끔은 손주를 안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요.
자식이 나를 찾는 이유가 사랑인지, 필요인지 모르겠어서요.
비슷한 마음 느껴보신 분들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