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내가 히키코모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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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코모리 7년, 조현병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 | 당근 카페
히키킹
인증 7회 · 1일 전
히키코모리 7년, 조현병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
내가 집밖으로 나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
일단 제 소개부터 하자면, 원래 사람 만나는 일을 하다가
재택 근무한지 벌써 8년이 넘었습니다. 예. 저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자발적으로'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8년동안 기존에 꾸준히 소통하던 인맥을 단 한 명도 만나지 않았고, 안부차 가끔 전화 오던 지인들 전화 또한 계속 피하다가 마지못해 1년에 한두 번 받았습니다. 계속 연락을 피하니 6년차부턴 전화도 이제 안 오더군요.
비혼주의는 아니지만 결혼 꼭 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기로 결정하고 부터는 더욱 더 밖으로 나가야할 이유가 없더군요.
일적으로도 부득이하게 맺어야할 인간관계를 제외하곤 사람을 끊고 살았습니다. 업무상 문자와 메일로만 소통하는 시스템이라, 문제 생겼을 때만(1년에 한 번쯤)통화하는 게 고작.
저는 이런 생활이 즐겁진 않아도
나름 마음에 들었고 불만도 없었습니다.
출근 안해도 되는 직업이 있고, 수입이 적지만 내 입에 풀칠할 정도의 벌이가 있고, 내집도 있고, 배달시키면 집앞에 다 갖다 주고. 심심할 땐 게임, 웹툰이나 웹소설, 영화, 드라마, 예능 찾아서 보면 되니까 뭐...솔직히 밖에 나가야할 이유가 전혀 없더군요.
그렇게 집에서 보낸 기간이 7년이 넘었을 무렵부터였습니다. '기괴한 악몽'을 자주 꾸기 시작했어요. 그때만해도 매출이 떨어져 스트레스 받았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죠.
시간이 더 흐르니 잠시 옆길로 새는 경우가 많아졌고, 더 지나니 그렇게 곁가지 생각에 빠지기라도 하면 저도 모르게 '망상'에 가까운 장면을 그리고 있더군요. 여지없이 기괴한 장면을요. 더 심해지니까 제가 하는 상상이 사실인지 상상인지 저조차도 순간적으로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헷갈리는 시간도 점점 길어지더군요.
망상 뿐아니라 잠이 계속 쏟아졌습니다. 일을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미친듯이 졸려 일을 못할 지경이고,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정전되듯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 언젠가 이 몸뚱이가 내 통제를 마음대로 벗어날 것 같다는 생각까지.
검색해보고 알았어요. 아..조현병 초기 증세 중에 이 모든 게 있다는 것을요. 딱 그 경계선에 제가 서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겠다, 내 인생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는 경고등이 울리는 거 같았어요.
자발적으로 택한 히키 삶인데도, 내가 모르는 사이 뇌가 점점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탈출을 결심했습니다.
지금은 노력 끝에 더 이상 망상에 빠지지 않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가끔 내 결심과 노력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인맥이 다 끊겨서 말할 사람이 없더군요ㅋㅋ
그러다 문득
'탈출 과정, 발자취 등을 일기쓰듯 익명으로 서로서로 기록하고 소통할 공간이 있으면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