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아프거든요.
#unpiltered 모순. 그리고 해방과 중독.
처음부터 내게 이 앨범을 관통하는 단어는 ‘모순’이었다.
릴리즈 후 내 안에 남은 감정은 ‘해방’과 ‘중독’이었고,
그래서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는 단어는 역시 <모순>이다.
앨범을 듣기 전, 나는 사실 조금 두려웠다.
티저 속 화자는 극심한 괴로움을 토해내며 구해달라 울부짖고 있었고, 그 모습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다.
장난처럼 “갇힌 널 구하러 갈게”라고 던진 말에
원필이가 “아무도 못 구해. 끝이야. 불가능해”
단언했을 때는 그 두려움이 더 선명해졌다.
이 화자의 끝은 잔혹할까?
정말 돌이킬 수 없이 무너져버릴까.
짧은 트랙을 반복하면서, 나는 자꾸 그런 쪽을 상상했다.
그래서 걱정했다.
김원필을 구해야 해서가 아니라,
이 곡이 너무 아프면 어쩌나 싶어서.
내 감정이 괜찮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공개된 곡을 처음 들은 나는
춤을 추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신스에 EDM인데.
이걸 어떻게 가만히 듣고 있을까?ㅋㅋㅋ
필이의, 트랙 일부를 듣고 상상하며 감상을 하는
팬들을 보는 게 재밌다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 🥲
하지만 이 곡은 분명 아프다.
가사도, 가락도, 그의 그로울링도.
특히,
“선생님, 제가 이상한 것 같아요. 웃고 싶어도 자꾸 눈물이 나요. 사랑이라고 하는 그건가요? 아님 그저 미련일까요?”
이 부분에 이르면
몸은 분명 리듬을 타고 있는데도 코끝이 찡해진다.
그럼에도
신스 사운드는 멈추지 않고 화려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구해달라고 울부짖는 순간조차 시원하고 강렬하다.
그래서 나 역시 멈추지 않고 흔들리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시큰해진다.
이처럼 춤을 추게 만드는데도 아프고,
시원하게 터지는데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순으로 움직인다.
내면의 엉망이 된 감정들을 거칠게 끄집어내면서도
그것을 무너짐으로만 두지 않고,
오히려 화려하고 시원한 방식으로 터뜨리게 만든다.
그래서 듣고 나면 분명 해방감이 남는다.
감추고 있던 것을 끝내 다 쏟아낸 뒤에야 가능한 후련함이다.
하지만 그 해방은 끝이 아니다.
비워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다시 찾게 된다.
쏟아낸 자리에 남는 것은 공허가 아니라 중독이다.
그래서 결국 다시 모순이다.
해방됐는데 더 빠져들고,
후련한데 더 붙들린다.
이 앨범은 하나의 감정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모순은 이 앨범의 결함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앨범의 본질이다.
결론은 모두가 들어야해.
안들으면 후회해.
P.S.
또 한 가지의 나만의 모순은
“백만송이는 아니지만”이란 문장에 담긴 진심에서 오는 감동에 설레고 행복한 것도 사실이지만.
나도.. “Up All Night” 같은 가사 좋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