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는 나았는데 뇌는 아직 안 나았다
MRI를 찍었더니 디스크가 튀어나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사실이 있습니다.
디스크가 있어도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반대로
MRI는 정상인데 허리가 너무 아픈 사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통증을 손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통증은 손상 자체가 아니라
뇌가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때 만들어내는 경고 신호에 가깝습니다.
재밌는 실험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지금부터 절대 분홍 코끼리를 떠올리지 마세요.
절대로요.
아마 이미 머릿속에 분홍 코끼리가 나타났을 겁니다.
우리 뇌는
무언가를 의식하고 집중할수록
그 정보를 더 중요하게 취급합니다.
통증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아픈가?”
“디스크가 더 심해진 건 아닐까?”
“움직이면 큰일 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으로 하루 종일 허리를 감시하면
뇌는 그 부위를 더욱 예민하게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작은 신호도 크게 느끼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통증이 무서워 움직이지 않기 시작하면
뇌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구나”
라고 학습할 수 있습니다.
근육은 약해지고,
움직임은 줄어들고,
체력은 떨어지고,
몸에 대한 자신감도 사라집니다.
그리고 뇌는 계속해서
“저 부위는 위험하다”
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반대로
안전한 범위에서 다시 움직이고,
걷고,
운동하고,
몸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뇌는 새로운 정보를 받게 됩니다.
“어? 생각보다 괜찮네.”
“움직여도 큰일 안 나네.”
“내 몸이 생각보다 튼튼하네.”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뇌의 경계 수준은 조금씩 낮아집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도 비슷합니다.
“나는 망가졌어.”
“내 허리는 위험해.”
“난 계속 아플 거야.”
라는 생각은
뇌에게 계속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반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예전보다 움직임이 편해졌다.”
“나는 회복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은
몸을 치료하는 마법은 아니지만,
뇌가 회복을 바라보는 방향에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재활의 목표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움직이고,
다시 운동하고,
다시 몸을 믿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한 줄 요약
“통증만 바라보면 뇌는 당신을 부상자로 남겨둔다. 움직임과 회복에 집중하면 뇌는 다시 당신을 건강한 사람으로 학습하기 시작한다.”
오늘부터 당장 운동을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