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60회 )
제 60장,
장사장은 평소에 아내는 참으로 침착하고 조심성 있는 성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가끔 이런 아내의 모습을 볼 때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깊게 생각을 하고 온화한 성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비해서 아들의 일이라면 자신의 잣대로 재려고 하는 아내만의 특유한 성품을 보일 때는 늘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유독 아들의 일에 한해서만 보이는 아내의 특유한 성품이다.
“이제 경환이에 대해서 그만 집착을 버리시오.
언제까지 우리들 품안에 있는 어린아이가 아니잖소?“
”경환이에 대한 집착이 아닙니다.
이것은 집안을 위하고 후대를 위한 일이기에 아픈 마음을 참고 견디도록 한 것이지요.“
”요즘 어디 젊은 사람들 마음이 우리시대하고 같소?
자신을 위주로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세대들인데 경환이가 저런다고 나무랄 것도 없는 것이오.“
“......................................”
“조바심내지 말고 그만 들어가 잡시다.
이미 심한 상처를 받은 두 아이들이 잠시라도 서로 떨어져 있고 싶겠소?
지금 둘이서 서로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달래주어야 할 것이 아니요?
그렇게 당신 생각처럼 우리가 모든 것을 이해를 하고 결혼을 허락했다고 해서 냉큼 달려와 고맙다고 인사할 마음이 들겠소?“
윤경선은 남편의 말을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하고 있듯이 아들이 데리러 갔으면 다른 이유도 없이 함께 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아픈 마음이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해결이 된 마당에 자신의 뜻대로 따라오지 않는 것이 내심 서운해진다.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을 해야 할 것이오.
당신이 살아온 것처럼 부모의 말이 절대적인 힘을 가졌다는 생각을 하지 마시오. 요즘 세상에 부모 자식이라도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해가면서 모든 것을 행동을 해야 하오.“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그래도 부모와 자식입니다.
기본적인 룰은 세상이 백번이 바뀌었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허허, 참!
당신의 그런 생각이 아들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소?
경환이는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오.
부모 자식이란 이제는 서로 울타리라고만 생각을 하면 편안한 마음이 될 거라는 것을 인정하시오.“
”...................................“
경선은 비로소 아들들을 결혼을 시킨 친구들이 하는 말이 생각이 난다.
아들을 결혼을 시키고 나서도 내 아들이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이제는 내 아들이기보다는 한 여자의 남편이고 그 여자의 남자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친구들의 말을 이해가 가지 않았던 윤경선이다.
이제야 비로소 그것이 어떤 말인가를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윤경선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 쉰다.
정녕 이제는 아들이 자신의 품안에서 떠나가는 것인가를 생각하니 공연히 허전하고 서러운 생각이 든다.
어떻게 키운 자식인가?
단 하나뿐인 아들이 아닌가?
그런 아들을 어떻게 결혼을 시켰다고 해서 품안에서 내 놓을 수가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니 갑자기 삶이 허무해지는 것만 같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고 귀하게 키운 자식이다.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더 귀하고 소중한 자신의 아들이다.
그런 아들을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여자에게 내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살을 찢기는 것보다 더욱 큰 통증이 밀려온다.
윤경선은 그렇게 밤새 한숨도 잠을 자지 못하고 심한 고통에 몸을 떤다.
엄마의 그런 고통을 경환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오직 우리하고의 시간이 행복하고 살 것만 같다.
우희가 돌아가고 난 다음에 둘만의 시간들이 꿀맛이다.
우리의 부푼 배를 귀에 대고 아기의 심장의 고동소리를 듣는다.
우리가 내어준 아기의 초음파 사진들이 신기하고 놀랍기만 하다.
우리의 뱃속에 자신의 핏줄이 자라고 있다는 것 또한 신기하기만 하다.
“아가야!
정말 미안하다.
아빠는 네가 이렇게 자라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정말 미안하다.
그렇지만 네가 세상에 태어나면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좋은 아빠가 되어 줄 것이고 우리 아기기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해줄 것이야!
그저 무럭무럭 자라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그렇게 좋아?“
우리는 그런 경환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를 떠올리면 무언가 불안한 마음이 되어간다.
“경환씨!
나 당신 집에 가는 것이 두렵고 무서워!
어머님께서 이 아이를 싫어하실 것만 같아서 너무 무서워!“
“절대 그러지 않으실 거야!
이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 엄마도 분명히 좋아하시고 사랑해 주실 거야!“
경환은 불안해하는 우리가 안쓰럽다.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으면 그런 마음이 될까 싶어서 안쓰러운 마음이 커지는 경환이다.
“결혼을 해서 부모님하고 한 집에서 살지 않겠어!
당신이 편안하고 행복해야만 나도 우리 아기도 행복하니까!“
“그렇지만 자기 부모님이 우리를 따로 살게 하실까?
지금 여기 내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어!“
“우리 여기서 살아도 돼?”
“자기야!
이 집은 작은 오빠가 나를 준거야!
내 이름으로 명의 이전까지 다 해주었어!
우리가 여기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정말 그렇다면 내가 내일이라도 내 모든 짐을 가지고 이곳으로 이사를 올게!
그래도 되는 거지?“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어?
정말 자기가 이곳으로 옮겨올 수 있겠어?“
”할 수 있어!
아니, 당신이 있는 이곳이 내 집이야!
당신과 우리들의 아기가 있는 곳이 바로 내 집이지.“
경환은 당장이라도 이곳으로 옮겨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아이와 아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며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곳이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집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둘은 밤새워 이야기를 하느라 새벽녘이 다 되어서야 잠이 든다.
모처럼 꼭 끌어안고 편안하고 포근하게 잠이 드는 두 사람이다.
거의 정오가 가까워서야 잠에서 깬다.
우리는 경환의 품속에서 가만히 빠져 나온다.
배가 고프다는 생각을 하며 주방으로 간다.
이미 언니는 모든 것을 생각한 것처럼 모든 준비를 다 해 놓았다.
도우미 아주머니도 우희의 연락을 받고 출근을 하지 않는다.
그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도우미아주머니에게 쉬라는 연락을 한 우희다.
얼마나 할 이야기들이 많을까?
얼마나 서로를 바라보며 잠을 이루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그런 언니의 배려를 알고 있기에 더욱 편안한 마음이 된다.
말이 언니지만 엄마처럼 모든 것을 알아서 챙겨 줄줄 아는 언니다.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경환은 음식냄새로 인해서 잠에서 깬다.
우리가 준비를 하는 음식냄새가 온 집안에 퍼져나간다.
“이런?
나를 깨우지 왜 주방에 들어와 일을 해?“
”일은 무슨 일이에요.
언니가 다 준비해 놓은 것을 꺼내서 데웠을 뿐인걸!
배고프지 않아요?
어서 씻고 나와요.“
”그대로 가만히 두고 앉아 있어요.
내가 나와서 마저 할 테니까!“
둘은 그렇게 늦은 아침과 점심을 함께 먹는다.
“내가 집에 갔다 올게!
불안해하지 말고 초조해하지 말고 기다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요.
절대로 어머님하고 맘을 상하면 안 돼요.
어머님을 설득시키고 승낙을 받고 나와야 해요.
그리고 내가 인사를 드리러 갈 수 없다는 것을 잘 말씀을 드려주고요.“
”엄마도 아빠도 이해를 해 주실 거야!
배가 부른 당신의 인사를 받지 않는다고 섭섭해 하지 않으실 거야!“
경환은 우리의 마음을 다독이며 주방을 치우고 나서 아파트를 나선다.
엄마를 만나기 전에 우선 아버지를 만나서 모든 것을 상의를 할 생각으로 회사로 간다.
모든 직원들은 다시 나온 경환을 보며 모두들 좋아하고 건강을 회복한 것을 축하를 해 준다.
잠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서 아버지의 사무실로 간다.
“왔구나!
엄마를 보고 나오는 길이냐?“
장사장은 아들을 보며 반색을 한다.
하룻밤 사이에 아들의 얼굴이 화색이 돌고 생기가 넘치는 것을 본다.
“아버지!
엄마를 만나기 전에 아버지하고 상의 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래?
거기를 앉아서 이야기를 듣자.“
장사장은 비서에게 연락을 해서 차를 가져오도록 한다.
“그 아이는 어떻드냐?
많이 상하지는 않았던?”
“네!
그러나 많이 아파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겠지.
마음을 많이 다독이고 달래주었겠지?“
”그보다도 아버지!
그 사람이 지금 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뭐야?
아기를 가졌어?“
”네!
아마 그렇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허?
네 엄마가 또 쉽지가 않겠구나!”
“아버지!
이제 엄마가 뭐라고 하셔도 제 마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저도 한 가정을 책임을 질 의무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미 저희들 사이에는 떼려야 떨어질 수 없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은 제가 그 사람의 집으로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네가 그 아이의 집으로?
그 아이는 지금 형제들하고 한 집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냐?“
”아닙니다.
자신의 아파트를 가지고 혼자서 견디어 왔습니다.“
“그럼 그동안 쭉 혼자서 아이를 가지고 모든 것을 견디었다는 것이냐?”
“네!
그렇게 했더라고요.
저를 애타게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그랬었구나!
그러나 엄마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네가 결혼식을 올렸다고 해도 따로 내놓을 생각이 없는 사람인데 결혼도 하기 전에 네가 여자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을 하겠니?“
”그러니까 아버지께 이렇게 간절하게 구원을 청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당분간 어머니를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아기를 없애려고 할까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강제로 집으로 데리고 들어갈 수는 없지요.“
“그렇구나!
얼마나 힘들게 버티어 왔을까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구나!“
“아버지!
그런 사람을 혼자 둘 수는 없습니다.“
장사장은 대답 대신에 깊은 생각에 잠긴다.
아내가 절대로 허락을 할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니 아들이 또한 고통을 받을 것만 같아서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어떻게 네 엄마를 설득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조건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할 것인데.................“
“그래서 아버지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아직은 그 사람을 엄마와 함께 있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고 결혼을 한다고 해도 저희들끼리 따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야 네 생각이 그렇다면 어쩌겠니?
집안이 또 다시 편안하지 않겠구나!“
장사장은 아들의 뜻을 따라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아내가 얼마나 심하게 반대를 할 것인지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온다.
“일단 집으로 들어가서 네 엄마하고 상의를 해 보자.”
아직 퇴근시간이 멀었지만 모든 선약을 취소를 하고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귀가를 하는 장사장이다.
그런 것을 모르고 있는 윤경선은 하루 종일 애가 타도록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자꾸만 바깥쪽을 신경을 쓴다.
설마 오늘이야 들어오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있다.
초인종이 울린다.
“경환이가 왔나?”
반가운 마음에 얼른 인터폰을 들어본다.
생각하지 않은 남편의 모습에 놀라면서 대문의 잠금 쇠를 푼다.
그러고 현관문을 열고 나선다.
아들과 함께 들어오는 남편을 본다.
“아니, 어떻게 함께 들어와요?”
반가운 마음이 들지만 아들을 보니 공연히 화가 치솟는다.
“너는 엄마가 기다리는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니?”
“어허!
사람을 보자마자 왜 화부터 내오?
일단 들어가서 자초지종 얘기라도 들어보고 나서 화를 내든지 하시오.“
장사장이 앞서 집으로 들어간다.
윤경선 또한 남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집안으로 들어간다.
“어떻게 함께 들어와요?”
“그보다는 차라도 좀 내오시오.”
윤경선은 주방으로 가서 남편이 잘 마시는 인삼차를 준비를 한다.
그래도 아들이 남편과 함께 들어온 것이 안심이 되는 윤경선이다.
석 잔의 차를 준비를 해서 가지고 나간다.
“아직 저녁을 준비를 하지 못했어요.”
“벌써 무슨 저녁이오?
그나저나 당신에게 할 말이 있는데 들으시오.“
“.............................”
윤경선은 남편과 아들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본다.
“이제는 우리가 아들을 놓아주어야 하겠소.”
“네?
그것이 무슨 말인가요?
놓아준다는 뜻이 뭔지 알아듣기 쉽게 말을 해 보세요.“
“간단하게 말을 하겠소.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당신 허락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말을 해두면서 하는 말이오.
지금 그 아이가 아기를 가졌다는 것이오.“
“뭐라고요?
아기라니?
임신을 했다는 말이냐?“
아들을 돌아보며 묻는다.
“네!
벌써 팔 개월이 넘었습니다.“
“아!”
윤경선은 잠시 눈을 감는다.
결혼을 허락을 한다고 해도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저 둘이서 행복하게만 살아가라고 할 생각이었다.
“안 된다.
결혼은 하지만 절대로 아이를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엄마 말씀하시는 것에 모순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시나요?
어떻게 결혼을 한 부부가 아기를 갖지 않을 수가 있어요?“
”요즘은 좋은 세상인데 왜 그런 것을 마음대로 하지 못해?
너희들의 사랑이 그렇게 깊은데 둘이서 왜 못살아?“
윤경선의 음성은 격해진다.
글: 일향 이봉우